말씀의 은혜/교회법·특별기고

교회 정치권력으론 하나님 나라 이룰 수 없다

에바다. 2012. 3. 13. 14:38

 

 

        “교회 정치권력으론 하나님 나라 이룰 수 없다” 
           한목협 22차 열린 대화마당…김고광 목사·김선욱 교수 발제
 

   “한국교회가 기독교 정당을 만드는 것이나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교인들을 세력화 해 정치 권력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정치권력으로는 하나님 나라를 이루 수 없다.” 이런 주장이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 대표회장 전병금 목사)가 주최한 제22차 열린대화마당에서 제기되었다.


   3월 8일 오후 2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성락성결교회(지형은 목사)에서 ‘양대 선거에 임하는 한국교회의 바람직한 자세’라는 주제로 열린 열린대화마당에서 발제자로 참석한 김고광 목사(수표교교회)와 김선욱 교수(숭실대 철학과)는 한국교회의 세력화, 권력화를 통한 하나님 나라 실현의 시도는 오히려 기독교를 사회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게 한다고 경고했다.

     
   김고광 목사(수표교교회)


   ‘산고와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고광 목사는 일부 목사들의 기독교정당 활동에 대해 “기독교 정당은 교회와 기독교만을 위해 정착되어서는 그 존재 이유가 없을뿐더러 교회가 정치권력으로 타락하고 다른 종교를 기초로 하는 정당들을 대두하게 만들어서 한국사회와 국민 전체에 분열과 갈등, 그리고 자칫하면 ‘정치적 폭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대다수 비기독교인들에게도 기독교 정당의 필요성이 공감대를 형성하였을 때에 기독교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교회는 정치권력으로 하나님 나라 이상을 실현해 나가는 꿈을 꾸어서는 안 된다”고 못 박고, “한국의 정치현실 앞에서 교회는 민주주의라는 정치제도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일컫는 선거와 투표가 과연 하나님 나라의 진리와 정의의 차원에서도 그대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없는지부터 그 신학적 성찰을 시작하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기독교인들이 정치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진리와 정의를 구현하려는 태도가 오히려 다른 정치적 갈등과 분열을 가져올 수 있음을 우려했다. “기독교인이라고 해서 무조건적인 지지를 해야 한다는 것과 기독교 정치인이 행사하는 정치이상과 그것을 구체적으로 실현시키는 정책들이 어떻게 민주적인 대의에 입각하여 제한받고 수정되고 다수의 합의를 이끌어 내야하는 문제는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은 김 목사는 “한국의 기독교 정치인들과 한국교회 안에 정치지향적인 사람들은 권력을 위하여 교회와 기독교라는 간판을 투표에 이용하지 말고 더욱더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정책과 소신과 인격을 가진 정치인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기독교적 이상을 그 정치현실에서 이루어내려는 정치철학으로 이번 선거와 투표에 임하는 것이 보다 책임 있는 기독교정치인이요 교회정치인이다”고 말했다.


   특히 김 목사는 양대 선거와 관련해서 지연과 학연, 혈연의 끈에서 벗어나 “누가 조금이라도 기독교적 이상을 그 정치 현실에 반영시켜 나갈 수 있는가를 헤아리고 선거에 임하고 투표하는 성숙한 민주주의 의식”을 요구했다. 또한 “한국교회는 권력지향적인 모습을 버리고 기독교정당과 정치인들에게 교회를 등에 업고 권력의지를 추구하지 말 것을 엄숙히 말하고 사회에도 알려야 할 것이다”며 “진실을 말할 용기와 책임을 지켜나갈 능력을 알리는 자세로 선거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선욱 교수(숭실대)


   한편, ‘기독교와 우리 현실 정치’라는 주제발제를 한 김선욱 교수는 한국정치가 가진 문제에 대해 △정치인의 개인적 조직적 부패 문제 △당리당략에 따른 정책결정에 의한 시민소회의 문제 △지도자의 독단적 정무수행에 따른 합의정신 실종의 문제 △대중적 소통의 부재 문제 △각종 사안들이 정치적 입장에 따라 찬반으로 갈려 싸우는 정치 과잉 의 문제 등을 지적하고 “기독교인들의 정치참여는 정치영역에서 행해야 하는 것은 세상의 빛이 되는 선행에 해당하는 일이며, 남들이 모두 보는, 드러내는 공간에서의 선행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회의원들의 정치는 지역에서 선출되지만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이익을 위한 일들을 다룬다는 점에서 모두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관점에서 활동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정치가의 정직성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그릇된 정치전략을 따라 부정적인 거짓말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정치문제는 진리문제가 아닌 의견의 문제라는 점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진리를 구현하려는 차원에서 정치에 접근하려 것을 경계했다. “정치의 존재 이유는 인간의 삶의 다양성과 의견차이의 존재에 있기 때문에 정답이 존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독교인들의 정치 영역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들에 대해 자신이 믿는 가치를 절대화하면서 다양한 가치와 태도들에 대해 악으로 규정하는 것은 그 자체가 정치적 악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신앙적으로 양보할 수 없는 것은 신앙 자체이며 신앙의 자유를 억압할 때 신앙의 이름으로 투쟁해야 하지만 토론과 대화를 통해 합의를 추구하고 공존을 도모해야 할 많은 사안들에 대해 독선으로 일관하며 의견 차이가 중요한 사안에 대해 흑백 논리나 선악의 관점으로 접근한다면 곤란하다”며 “기독교적 정치 행위는 기존의 틀이 가진 가치를 돌아보게 하고 기독교적 가치에 따라 사안들을 바라보도록 하기 때문에 기독교적 가치에 따라 비판적 관점을 적용하면서 사태를 바라보도록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정치행위를 통한 신앙 자체의 전파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그렇지만 신앙이 가진 보편적인 가치를 정치에 구현하려는 것은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중요하다며 “기독교라는 이름과 더불어 정치적 행위를 할 때 문제가 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엄밀히 구분할 것”을 주문했다.


   기독교적 가치관에 대한 소통 문제에 있어 김 교수는 기독교인들이 자신들에 익숙한 종교적 방식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펼치는 것에 우려 했다. 그는 “기독교적 가치가 정치의 영역에서 실현되기를 바란다면 그 가치가 일반 시민들과 소통이 가능한 언어로 ‘번역’되어 나타나야 한다”며 “대규모로 성장한 대형 교회는 이미 사회 질서 안에서 커다란 사회적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지도자가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은 지극히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목회자의 교인 수를 바탕으로 한 정치권력을 경계 했다. 그는 “교회는 교인의 수만큼 사회 안에서 권력을 지니고, 목회자가 이런 권력을 바탕으로 정치적, 사회적 영향력을 키워가려 한다면 신앙은 왜곡되고 사회는 교란된다”며 “목회자는 신도들이 정치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시민이 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어야 하며, 신도들에게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며 자신이 사회 안에서 권력적 지위를 얻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2012.3.8.교회와신앙 / 양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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