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도 애인이 필요하다

 
목사도 애인이 필요합니다. 
어느 여성 수필가의 글에 보니
“중년 여자는 애인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나도 중년 여자하고 살기 때문에 불안한 생각으로 읽어보니 
걱정스러운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보통 여자들이 결혼해서 아이들 키우고 남편 돌보다가 중년에 이르러 
인생 무료감이나 허탈감에 쌓이기 쉬운데 그러지 말고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니까‘애인’이라는 것은 인생의 큰 보람을 찾기 위해 찾는 
어떤 거룩하고 아름다운 삶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좋은 취미생활일 수도 있고 교회에서 사역하는 것이기도 하고 
공부를 다시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가능하려면 무엇보다 
하나님이 사랑하는 나 자신을 다시 사랑하는 훈련이 요구됩니다.
거룩한 삶의 의미를 주는 일거리를 찾은 사람은 행복합니다. 
아이들 키우는 것이 때로 고생스럽지만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릅니다. 
어렵지만 주일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역을 하면서 
오히려 인생의 거룩한 꿈을 회복하는 중년여인들도 있습니다. 
힘들지만 거동이 불편한 환자심방을 다니면서 
삶의 기쁨을 회복하는 은퇴하신 교인들도 많이 계십니다. 
돈도 많이 들어가지만 선교활동을 통해 
인생의 살만한 가치를 새로 발견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것을 (인생 후반전)을 
쓴 버포드는 생존(survival)과 성공(success)을 위해서 살던 삶에서 
위대한 삶(significant)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돈을 받고 안받고의 차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아마추어는 자기가 좋아서 하는 사람들을 뜻합니다. 
어떻게 보면 교회일에 있어서 목사는 프로이고 평신도들은 아마추어들입니다. 
그런데 목사와 평신도의 차이가 교회 일을 하고 사례를 받느냐, 
받지 않느냐의 차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목사들보다 하나님의 더 큰 축복을 받을 사람들이 평신도들입니다. 
사실 목사들은 사역을 하고 사례를 받으니 
어쩌면 하늘에서 받을 상급을 이미 땅에서 많이 받은 사람들입니다.
목사도 애인이 필요합니다. 목회가 애인이 되어야 합니다.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한다는 삐뚤어진 프로정신이 아니라 정말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가슴 벅찬 은혜와 떨리는 겸손함으로 목회를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나같은 부족한 인간을 하나님이 목회자로 쓰신다는 것이 
감격 또 감격이 있는 목회가 되어야 합니다. 물론 목회야말로 영적전쟁 입니다.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기 위한 끊임없는 자기와의 싸움이기도 하고 
때로는 교회를 교회답게 지키기 위한 싸움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목회가 애인이 되려면 무엇보다 하나님 부름의 소명이 회복되어야 합니다. 
모세가 미디안 광야에서 만난 꺼지지 않는 떨기나무 앞에 다시 서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목회야말로 이집트 노예생활이나 다름없을 수 있습니다.
가슴 뜨거운 사랑이 회복되어야 합니다. 
모세가 광야에서 꺼지지 않는 떨기나무 앞에 다시 선 것처럼 그런 내 속 안에 있었던 
그 뜨거운 사랑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내가 하나님의 좋은 애인이 되고 그분의 사랑 때문에 나의 가슴이 뜨거워야 합니다. 
중년에 그렇고 노년에 더욱 그렇습니다. 중년여인만 애인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목사들에게 더욱 필요합니다.
인생 후반전에는 더욱 건강한 취미생활, 보람있는 교회사역, 생명 마지막 호흡을 바쳐도 
아깝지 않는 하나님 사랑 이웃사랑 그리고 하나님이 천하보다 사랑하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애인이 많이 필요합니다.
김정호 목사(아틀란타한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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