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은 하나님 영광 가려”
기독교화해중재원 양인평 원장
성경적 해법으로 판결…화해의 바람 일으킬 것
“젊은 판사들한테서 이거 교회가 너무하는 거 아니냐는 소리를 들을 때면 마음이 상하죠.”
법무법인 로고스 대표변호사실에서 만난 양인평 장로(여의도순복음교회)는 한국기독교화해중재원 사역 소개에 앞서 무엇보다 교회 문제를 세상 소송으로 끌고 가는 것 자체가 비성경적이라고 지적했다. 사회 법정에서 소송을 다루다보면 자연히 교회의 문제점들이 밖으로 드러나고, 때문에 하나님의 영광을 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008년 화해중재원 설립에 산파 역할을 했던 그는 지난 4월 제2대 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교회 내 각종 다툼과 소송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더 깊어졌다.
“세상 사람들은 싸우고 난 후에 합의가 쉬워요. 그런데 기독교인들은 서로 자기가 이기는 것이 하나님의 정의라며 화해를 안 하죠.”
특히 양 원장은 지도자들의 자성을 촉구했다. 교회 갈등의 대부분이 권력과 돈, 명분에 관련돼 있는데, 사건 당사자들인 목사와 장로들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양 원장은 화해중재원에 경력이 풍부한 변호사들이 포진해 사회법정보다 더 균형 잡히고 적절한 판결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교회와 신도들의 관심을 저조하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단심 판결로 시간이나 비용면에서도 훨씬 적음에도 불구하고 관심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중재인들은 적어도 수 십 년 동안 재판을 해왔고, 거의가 교회 장로들이어서 교회의 사정을 잘 알아요. 어떻게든 성경적인 방법으로 판결하려 하기 때문에 좋은 판결이 날 수 밖에 없죠.”
양 원장은 특히 기독실업인들이 화해중재원을 적극 이용하라고 주문했다.
“계약서를 쓸 때 맨 끝에 이 사건으로 인한 분쟁은 기독교화해중재원에 의해 해결한다는 문구 한 줄만 넣어도 일반법정으로 갈 수 없어요. 분쟁 해결이 훨씬 쉬워지죠.”
화해중재원 법인화 등 당면과제가 많지만, 양 원장은 서두르지 않고 단계적으로 계획을 세워 내실을 갖춰가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양 원장은 화해중재원을 통해 세상에 화해의 바람을 일으키고 싶다고 전했다. 세상 어디에나 분쟁은 있지만, 분쟁을 오히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확신에 찬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2010.11.23.기독신문/조준영기자)
기독교인간의 소송 문제
성경은 기독교인간의 법정 다툼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가르치고 있다.
“너희 중에 누가 다른 이로 더불어 일이 있는데 구태여 불의한 자들 앞에서 송사하고 성도 앞에서 하지 아니하느냐. 성도가 세상을 판단할 것을 알지 못하느냐. 세상도 너희에게 판단을 받겠거든 지극히 작은 일 판단하기를 감당치 못하겠느냐. … 그런즉 너희가 세상 사건이 있을 때에 교회에서 경히 여김를 받는 자들을 세우느냐. 내가 너희를 부끄럽게 하려 하여 이 말을 하노니 너희 가운데 그 형제간 일을 판단할 만한 지혜 있는 자가 이같이 하나도 없느냐. 형제가 형제로 더불어 송사할 뿐더러 믿지 아니하는 자들 앞에서 하느냐. 너희가 피차 송사함으로 너희 가운데 이미 완연한 허물이 있나니 차라리 불의를 당하는 것이 낫지 아니하며 차리리 속는 것이 낫지 아니하냐. 너희는 불의를 행하고 속이는구나. 저는 너희 형제로다”(고전 6:1~8).
이는 성도들 상호간의 분쟁을 세상 법정에 고소하는 일에 대한 사도 바울의 훈계이다. 여기에 그리스도 안의 형제 의식이 잘 나타나 있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성도간, 목사간, 장로간의 소송이 도를 넘고 있다. 한 목사는 교인들간의 법정 소송에 대해 믿지 않는 어느 법관이 “어려서 유교 교육을 받은 우리는 이렇게까지 하지 않습니다. 어지간하면 소송하지 않고 서로 양보합니다. 그러나 제가 본 기독교 교육을 받은 기독인 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동양신(유교)을 불러서 서양신(기독교)을 박멸시켜야 합니다”라고 자신에게 말했다며, 이 말을 듣고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오늘날 한국교회 사정을 보면 가히 이런 한탄이 나올 만 하다. 현직 법관이 기독교인들간의 소송에 얼마나 질렸으면 그런 비난 발언을 쏟아내었겠는가. 작금의 한국교회 성도간의 세상 법정 소송은 뭔가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된 것이 분명하다. 기독교 가치관 교육과 윤리 교육이 실패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법원은 교리 문제와 교회의 권징은 재판부의 판단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교리 (즉 이단)문제는 교회가 알아서 결정할 문제이고, 교회의 권징은 교회 내부의 재판 사건임으로 세속 법정의 쟁송 사건이 아니라는 뜻에서이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교리 문제도 법정으로 끌고 가고, 교회의 권징도 불만을 갖고 세속 법정으로 끌고 간다.
그러나 이런 소송은 원고가 판판이 패소한다. 재판부가 종교의 자유와 종교 비판의 자유 그리고 종교자치권을 폭넓게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뱀 같은 사악한 인간들은 이를 교묘히 이용하여 자신들은 종교 비판의 자유와 학문의 자유를 내세워 타인을 무자비하게 비난하고 정죄하며 불법을 자행하면서, 자신에 대한 사소한 비판에는 참지 못하고 사법부에 모조리 고소·고발장을 들이민다.
최근 기하성의 한 교단은 목회자가 자기네 교단에 가입하려면 고소·고발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라도 성도간, 장로간, 목사간 사법부 소송사건을 줄일 수 있으면 좋은 일이다. (2010.10.3.교회연합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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