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국원도 보호받아야 한다

 

             재판국원도 보호받아야 한다
                  재판국원들이 신변의 위협을 느껴서는 안돼 
 

    전재홍 목사(경주 사방교회)  
                                           
   ‘악법도 법이다.’(Dura lex, sed lex) 어느 철인이 실정법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죽음으로 증명한 것이다. 이 명제는 탈옥을 권유하는 제자들을 뒤로 하고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과 함께 독배를 든 것으로  알려져 온다.

   철인은 실정법에 복종해야 한다는 자신의 신념과 실정법 안에 내재한 질서의 확실성을 죽음으로 존중한 것이다. ‘의심스러울 땐 피고인의 이익으로’ 수사를 하고 재판을 하는 것이 수사나 재판의 기본 원칙이다.

   이는 오판을 줄이고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이 없도록 하기 위한 재판의 대 전재이다. 재판국이 의심스러워 할 때 원고는 증거로 확신을 주어야 한다. 재판국원들이 증거에 확신을 갖지 않는다고 해서 물리력을 행사하고 법정을 점거하고 국원을 감금 해버리는 초법적인 행동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우리 교단은 엄격한 증거재판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완벽한 증거를 찾지 못하고 벌을 주는 것은 채증법칙의 위배되는 것으로 과거 전제주의 재판 때나 가능한 마녀사냥식 재판을 교단은 법으로 엄격히 금하고 있는 것이다.

   원고가 제시한 소장이나 증거물이나, 피고가 제출한 준비서면, 반증하는 증거자료들을 재판국원이 자유롭게 채택하고 판단 할 수 있도록 교단의 헌법이 보장 하고 있다.(자유 심증주의) 무엇을, 어떤 것을, 증거로  채택 하든지,  어떤 벌을 부과하든지 하는 것은 재판국의 양심에 맡긴 것이다.

   이 고유한 권리, 재판국만이 가지고 있는 배타적 권리에 원고나 피고가 더 나아가서 총회가 승복해야 하는 것이다. 원고나 피고는 재판국원에게 증거로 말해야지 물리력이나, 로비 ,정치적인 외압으로 해결 하려고 하면 안 된다.

   재판의 결과가 마음에 들면 명 판결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불의한 재판으로 치부하고, 선량한 국원들을 매도하는 일을 정말로 지양해야 한다. 총회재판국을 구성하고 있는 국원들은 모두가 법의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재판의 기술이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소송에 대한 미숙함이 있다. 그러나 그 미숙함을 정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재판국원들이 신변의 위협을 느끼면서, 조성된 공포 속에서, 상상을 초월한 분위기 속에서, 엄청난 욕을 들으면서, 재판을 해야 하는 현실을 총회는 알아야 하고, 총회는 재판국원을 보호해야 한다.
 

   법이 존재하는 것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힘의 논리로 끌고 가면 안 된다. 다소 못마땅하고 이해가 안되도 ‘철인’이 보여준 법정신을 기억하고 우리는 더욱더 성숙한 모습으로 판결에 승복해야 한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공의와 자비를 재판국에 위임 하셨다. 이 위임하신 일에 우리는 순복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법정신을 이해해야 한다. “조문은 죽이는 것이요 정신은 살리는 것이다.”(고후3:6), 악인의 죽음을 하나님은 기뻐하시지 않는다.(겔18:23) 성경은 죄인이 회개하고 돌이키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성경에 나타난 모든 형벌은 도덕규범으로서 성격이 강하고, 절대로! 절대로! 죄를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는 금령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성경에 나타난 법규정들은  형량의 한계를 규정한 것이다. 그래서 성경은 고대 근동의 잔인한 형벌에 비해서 실재적으로 약하게 부과한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총회재판국원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너무 많다. 시간적으로 좇기고, 읽어야 할 재판자료들이 너무 많고, 받아야 하는 전화가 너무 많다. 때로는 린치도 당하고 테러의 위협도 받는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판결해야하는 심적 부담이 너무 크다.
 

   이로 인하여  건강상 문제가 오기도 한다. 그러나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고 격려하는 사람은 없다. 재판국원이라고 하면 다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본다. 재판국장의 자리는 더 한 것 같다. 그 자리는 죽음의 자리다, 멀쩡한 사람이 그 자리에 앉기만 하면 만신창이 되어 나오는 자리다. 재판국원을 이해하고 보다 성숙된 모습으로 재판의 결과를 받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최고의 법을 가지고 있는 질서의 백성들이다. 불의 한 재판이라 할지라도 법이라는 이름으로 결정한 것을 수용한 위대한 철인이 보여준 법에 대한  법정신이 그의 철학을빛나게 했다. 만약 그는 그 불의 한 잔을 피했다면 그의 정신은 빛바랜 괴변으로 남았을 것이다.
 (2011.10.1. 로앤처치)
 

전재홍박사는 1965년생으로 영남대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대구카톨릭대학에서 법대 학부를 마치고 숭실대학원에서 법학석사를 마치고, 다시 대구카톨릭대학원에서 형법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예장통합교단 재판국 서기 이며 증거법정주의와 법치주의를 강조한다. 전목사는 올곧은 판단의 소유자로서 원칙주의자 이며 타협을 하지 않고 개혁성향이 강한 재판국원으로 유명하다. 경주 사방교회에서 담임목회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