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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입장에서 본 역술(3)/세상을 혼미케 하는 풍수지리설

에바다. 2012. 3. 9. 13:45

       세상을 혼미케 하는 풍수지리설    

               기독교 입장에서 본 역술(3)     


   박승학목사

   (경산대 정치학과)


1. 쇠말뚝 사건


2011년 11월 19일 KBS 보도에 의하면 북한의 개성 송악산에서 일제(日帝)가 전국 명산마다 민족의 맥을 끊어 놓으려는 의도로 박아놓았다는 쇠말뚝을 제거하는 작업을 북한 당국이 실시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개성 지역 송악산, 천마산, 지네산 등에는 좋은 정기가 있어 예로부터 장사가 많이 난다며 그 맥을 끊으려고 쇠말뚝을 박았다는 것이다.


2010년 3월 1일에는 안양 삼성산 삼성천에서 소위 민족정기선양위원회 소모 회장, 안양시장, 안양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역시 쇠말뚝 제거 행사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풍수지리연구소장이란 분은 “쇠말뚝이 박혀있는 계곡은 갈마음수형(渴馬飮水形)자리, 즉 일제가 혈침을 박아 목마른 말이 물을 못 마시게 하듯 삼성산에서 안양으로 향하는 좋은 기운과 젖줄기를 차단했을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시장, 시의회 의장 등이 제례복을 입고 쇠말뚝 제거를 고하는 제사를 드렸는데 강신(降神), 초헌(初獻), 기원문봉송(祈願文奉頌), 아헌(亞獻), 종헌(終獻)례, 소지례, 음복례, 철상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여기서 강신(降神)은 귀신이 임하기를 기원하는 제사임이 틀림없다.


이같은 쇠말뚝 제거작업은 일본이 조선의 민족정기를 끊어놓으려 전국 명산의 중요한 정기가 흐르는 곳에 365개(남한 183개, 북한 182개)를 박아놓았는데, 이를 찾아내어 제거하는 것이다. 이는 친일청산과 역사 바로세우기운동과 어울려 일제에 대한 국민들의 공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


이에 1995년 2월 15일(김영삼 정부)에는 국무회의에서 ‘일제 쇠말뚝’ 제거 민족정기 회복 정부지원 계획안을 의결했다. 일제가 박은 독침과 같은 쇠말뚝을 정부가 예산·장비·인력 등을 지원하여 제거한다는 것이다. 이는 터무니없는 풍수지리설에 근거한다.


일제의 쇠말뚝 음모를 주장하는 분들에 따르면 일본 패망 후 전범 재판시 야마시타(山下奉文) 육군대장의 영어통역관이 한국인 신세우 씨였는데 형 집행 직전 조선 땅에 쇠말뚝을 박았다는 비밀을 그에게 털어놓았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재판 기록문서 등을 조사한 결과 조선인 통역관이 없었고 터무니없는 소설임이 밝혀졌다. 또 일제는 풍수지리를 신뢰하지도 않고 풍수지리를 근거로 산의 맥을 끊고 민족정기를 차단하려고 쇠말뚝을 박았다는 기록이나 증인이 아무리 찾아도 없다.


2. 음양오행설과 풍수지리설과 도교(道敎)


풍수지리설이나 음양오행설의 근본인 도교(道敎)는 본래 중국 고대로부터 유래된 ‘민간 신앙과 정령숭배를 기반으로 하는 신선 사상(神仙 思想)’을 중심으로 삼고 있으며, 거기에 도가(道家), 역(易), 음양오행(陰陽五行), 복서(卜筮), 점성(占星) 등의 이론에 무격(巫覡: 무당과 박수) 신앙을 가미하고, 그 위에 불교를 결합한 불로장생(不老長生)과 수(壽, 장수), 복(福, 오복), 록(祿, 높은 벼슬)을 구하는 현세 이익적인 자연 종교’라 정의한다.


도교와 사주명리학은 천·지·인(天·地·人)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삼고 있다. ①하늘의 해와 달, 그리고 수많은 별들이 사람과 연결되어 그 별에서 미치는 기(氣)에 따라 운명이 좌우되며 ②땅에도 기가 있어 그 기운(에너지) 역시 사람과 하나로 연결되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기초로 한다 ③다시 말하면 사람은 하늘의 기운을 받고 땅의 정기를 받아 태어나며 그 영향력이 어떠하냐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고 믿는 것이다.


탯줄을 자르는 순간(태어나는 순간) 음양오행(해와 달, 수성·화성·금성·목성·토성)이 만세력(萬歲曆)을 통해 계산되면 태어나는 순간 그 방향에 따라 에너지(기운)가 그 아기에게 들어가 운명이 결정된다고 믿는 것이 사주팔자라고 이미 지난번 칼럼에서 언급했다.


역술인들은 사주팔자의 이론이 미신이 아니라 통계학이라고 주장한다. 만일 그 주장을 믿는 사람들은 위에서 언급한 천·지·인(天·地·人) 이론을 제대로 인지하기 바란다.


풍수지리학에서는 땅에(특히 산의 지형과 산맥과 모양에 따라) 정기가 흐르고 그 에너지로 지역이 번성하거나 영웅호걸이 출현한다고 믿는 것이다. 조상의 묘자리 역시 산의 형세나 산맥을 따라 좋은 정기가 있어서 그 정기에 의하여 자손이 번성하고 출중한 인물이 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제가 우리나라의 중요한 산 정상이나 정기가 흐르는 자리마다 찾아다니며 기를 끊어놓기 위하여 쇠말뚝을 박아놓았다는 주장이다.


3. 풍수지리설의 한심한 폐해


2003년 천성산을 관통하는 한국고속철도(KTX) 터널공사가 자연경관 훼손과 생태계가 파괴되어 도롱뇽이 살수 없다는 구실로 지율이란 여자 승려가 단식을 하며 크게 뉴스화 된 적이 있었다. 이로 말미암아 총 289일간 국책사업이 중단되고 시공업체가 밝힌 직접적인 손실액만 145억원, 한편 2조원의 손실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 반대의 중요한 이유가 자연훼손과 생태계파괴가 아니라 “풍수지리적으로 지맥(地脈)을 끊게 된다고 이유를 대다가 말이 바뀌어 도롱뇽 타령이 나왔다”는 기사가 있었다.


2012년 1월 31일 행정안전부 맹형규 장관은 “백두대간의 끊어진 허리를 이어 민족정기와 얼을 되찾는 사업(이는 풍수지리설을 주장하는 역술인들의 주장)을 총 557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매년 1-2곳씩, 늦어도 2020년까지 복원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고속도로로 야생동물의 통로가 끊어졌거나 생태계가 파괴된 것을 복원하는 것 뿐 아니라 일제가(사실도 확인되지도 않은) 산의 정기를 차단했다는 주장을 믿고 산맥을 복원하는 등 국고를 낭비하는 국책사업이 합당하냐는 반론을 필자는 제기한다. 풍수지리설에 의한 한심한 폐해가 얼마나 심각하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산의 혈이나 정기가 있어 그 에너지로 인해 인물이 태어나고 가문이 흥성하고 나라가 발전하느냐, 그리고 산을 파헤치고 터널을 뚫거나 쇠말뚝을 박으면 땅의 기운이 차단되어 나올 인물이 안 나오고 나라의 발전에 지장이 있느냐는 것이다. 이는 한마디로 허무맹랑한 주술적 요설(妖說)에 지나지 않는다.


일제가 그렇게 쇠말뚝을 박고 산의 허리를 잘라놓고 나라의 정기를 차단했는데 해방 이후에 우리나라는 얼마나 발전했는가. 장차 일본은 몰락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한국의 가능성은 무한하고 생각되지 않는가.


정주영 같은 인물, 일본이 부러워하는 이건희 같은 인물, 중국이 부러워하는 박태준 같은 인물도 한국에서 나왔다. 등소평은 중국에는 박태준 같은 인물이 없어서 포항제철 같은 기업을 만들 수 없다고 탄식한 적이 있었다. 김연아 선수, 배용준 등 그 밖의 한류스타들은 어떻게 쇠말뚝을 박고 정기를 끊어 놓았는데 나왔을까. 오히려 역설적이지 않는가.


우리민족의 저변(低邊)에는 사주팔자나 풍수지리 등 역술을 의심치 않고 믿는 종교성이 의식화되어 있다. 이 사주팔자와 음양오행설이나 풍수지리설이 함께 어우러져 불교와 무속인들과 ‘초록이 동색’이란 말처럼 함께 공존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은 역술이 얼마나 사람들의 판단력을 흐려놓고 발전을 가로막고 세상을 혼란케 하는지 분별해야 할 것이다. 온 나라가 터무니없는 역술에 놀아나서는 안될 것이라 생각된다.


정부 당국도 정신을 차리고 백성을 혼미케 하고 결국 나라를 망하게 하는 역술과 풍수지리설을 배척해야 할 것이다.


/박승학 목사(칼럼니스트, 기독교단개혁연(aogk.net) 대표)


-기독신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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