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중독
정주채목사
무엇에든 중독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중독이란 어떤 것이 신체적 정신적 기능에 계속적인 장애를 일으키게 만드는 현상을 말한다. 정상적인 기능을 마비시키거나 훼손하여서 비정상적인 생각과 행동을 하게 하는 것이 중독이다. 어떤 중독이든 처음에는 예사롭게 여겨지던 것이 점점 심해져서 나중에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게 한다.
얼마 전만해도 중독이라면 술이나 담배, 혹은 약물 중독을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은 중독을 일으키는 매체와 현상들이 훨씬 더 다양해졌다. 그 중에서도 인터넷 중독이 가장 많아지고 있다. 인터넷 중독이 심해지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인터넷이 아주 유용한 매체이고,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열려있는 매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아무나 무방비상태로 여기에 접근하게 되고 그러다가 쉽게 중독에 빠지는 것이다.
요즘은 인터넷이 SNS 등으로 확대되어 그 부작용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청소년들의 마음을 사납게 만들고, 사람들을 유치하고 경박하게 만들고 있다. 청소년들뿐 아니라 성인들까지 길거리에서도 고개를 푹 숙이고 스마트 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참 답답하고 안타깝다. 인터넷의 중독에 대한 몇 가지 예를 들어 경종을 울리고 싶다.
예 1. 이전에 시무하던 교회에서 어느 가정을 방문했던 때의 일이다. 3-4살 되는 어린이가 컴퓨터 앞에 앉아서 열심히 게임을 하고 있었다. 엄마가 “00야, 목사님이 오셨으니 이제 그만하고 예배드리자.”라고 했으나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몇 번 설득하다가 안 되니 엄마가 전원을 꺼버렸다. 그랬더니 그 아이는 방을 딩굴며 있는 대로 소리를 지르고 울어댔다. 엄마가 어쩔 수 없어서 다시 컴퓨터 앞에 앉히고 게임을 하게하고 나서야 예배를 드렸다.
이 댁은 엄마 아빠가 둘 다 직장엘 나가는 집이었다. 그래서 아이는 어린이집에 다녔고, 돌아오면 가정부가 돌보았다. 가정부가 아이를 조용히 잡아두는 제일 쉬운 방법이 게임을 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아이는 게임 중독에 빠져버렸던 것이다. 밥도 제대로 먹지 않고, 운동도 하지 않고, 때론 잠도 자지 않으려했다. 부모들이 이를 알았을 때는 너무 늦어서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할지 몰라 엄마가 직장을 포기하고 아이에게 매달려야 했다.
예 2. 이는 청소년의 경우이다. OO는 중학교 일학년 때부터 인터넷에 맛을 들이기 시작하더니 음란 사이트에 빠져들었다. 상당 기간이 지났으나 부모들은 알지 못했다. 주로 밤늦게나 새벽에 일어나서 인터넷을 했기 때문이다. 엄마는 아이의 방에서 심한 지린내가 나기도 하고, 아이의 몸이 마르고 힘들어 하는 것을 보았지만 성장통인 줄로만 알았다. 학교에서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았고 수업 시간에는 항상 졸았다. 이상하게 여긴 담임선생님이 부모들을 불러 상담을 하면서 그 아이의 심각한 상태를 알게 되었다.
아이는 밤마다 엄마 아빠가 잠자리에 든 것을 확인하면 그 후부터 밤새도록 인터넷에 매달렸다. 그리고 소변이 마려워도 일어나기가 싫어서 앉은 자리에서 종종 실례를 하는 경우까지 있었다. 다행이 특별한 치료를 받고 어느 정도 회복되긴 했으나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오랫동안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예 3. 이 예는 미국의 K.S. 영(Young)이라는 교수가 쓴 『엉망진창의 웹(Tangled Web)』에 나오는 이야기다.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마르시아라는 주부가 해외의 어느 남자와 채팅을 시작했다. 서로 성적인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그녀는 성적 환상에 빠져들게 되었다. 그러다가 남편과의 정상적인 부부생활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사이버 섹스에만 몰두하다가 강박장애에 빠졌고, 그녀는 결국 정신질환에 시달리다가 가정도 인생도 망쳐버리고 말았다.
유용한 것이 이렇게도 인생을 망칠 수 있다는 무서운 이야기들이다. 그리스도인들에게 베드로 사도는 “믿음에 덕을, 덕에 지식을, 지식에 절제”를 권하였는데 인터넷은 지식의 바다이지만 절제가 꼭 필요한 영역이라 생각된다. 그 절제가 시간에 쫓기는 나이든 어른들보다는 그것에 전혀 무방비인 어린 주일학생들에게는 꼭 필요한 덕목이다. 우리의 주일학교에서부터 이를 강조하여야 할 것이이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