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은혜/신앙,시사,목양 칼럼

'돈 교'

에바다. 2012. 5. 9. 11:57

               '돈 교'     


   강춘오목사

  


◇한동안 연예인으로 활동하다가 뒤늦게 목회길에 나선 한 개그맨 출신 목사가 서울 강남에 있는 어느 교회의 간증 집회에 초청되었다. 그 교회 담임목사는 교단 내외에서 지적이고 영적인 목회자로 널리 알려진 인물 중의 한 사람이다. 이 교회는 한때 인기 연예인이었던 이 개그맨 출신 목사의 간증 집회를 전도의 기회로 삼으려는 생각에서 교회 앞 골목에 “인기 개그맨 출신 ○○○목사의 간증 집회”라는 프랑카드를 내걸고 주민들을 초청했다. 그런데 그 프랑카드를 본 그 강사 목사가 차에서 내리지도 않은채 그냥 차를 돌려 가려는 것이었다. 담임목사까지 나서서 사정했으나 그는 막무가내였다. 결국 그날 간증 집회는 불발로 끝나고 말았다.


◇그는 내가 목사인데 그냥 아무개 목사 간증 집회라 해야지 왜 '개그맨'이 거기에 붙었느냐는 것이다. 그가 평생을 개그맨으로 살다가 뒤늦게 목사가 되었으므로 개그맨 출신이란 말이 틀린 말도 아니고, 개그맨이 부끄러운 직업도 아닌데, 그는 왜 그처럼 화를 내고 돌아 갔을까? 그 이유는 딱 한 가지로 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즉 ‘목사’라는 권위의식이 그것이다. 목사는 하나님의 부르심(召命)에 의해 선택된 직업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성직(聖職)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목사(牧師)는 그리스도의 양무리를 치는 목자(牧者)이고, 하나님의 일을 하는 종(從)이다. 하나님의 종은 세상을 섬기는 사람의 종도 된다. 그런데 목사가 무슨 벼슬인줄 알고 중세의 성직자들처럼 권위의식을 갖는 얼치기들도 있다.


◇한국교회가 언제부터인가 세속적 인기 연예인들을 불러다가 ‘간증 집회’를 갖는 풍토가 생겼다. 배우, 달랜트, 가수, 개그맨 등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 만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강단에 세우고, 아무 검증도 되지 않은 그의 인생체험을 듣고 ‘은혜 받았다’며 수백만원씩의 강사료를 안겨 준다. 그가 어떤 영적체험을 가졌는지, 또는 지금 그의 신앙상태가 어떠한지 여부조차도 검증되지 않은 간증자도 많다. 그들 중에는 한번 출연에 5백만원도 넘는 강사료를 요구한다. 교회도 강사도 순전히 장사속으로 만나는 셈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교인이 ‘그리스도의 양떼’로 보이지 않고, 교인의 머리 수가 곧 돈이 되고 힘이 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현대 자본주의를 비판한 고려대 행정학과 윤성식 교수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믿는 종교는 ‘돈교’이고, 지금의 양극화로 신음하는 세계는 탐욕과 이기심을 부추긴 ‘돈교’의 탓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사회학으로는 그 대안을 내놓을 수 없고, 종교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자본주의의 이론은 기독교에서 만들어졌으나 기독교가 자본주의를 비판없이 수용하는 바람에 교회 안에서도 돈이 슬그머니 하나님의 자리에 앉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자본주의의 극복을 불교경제학에서 찾아야 한다고 한다. 그의 지적대로 교회마저 자본주의의 신(Mammon), ‘돈교’를 섬기는 셈이 되고 있으니 현대 기독교가 사회를 변회시킬 아무런 능력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교회연합신문 연지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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