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신음하는 이유?
엄격한 권징이 없기 때문
더군다나 한국의 장로교단의 헌법은 어떤 교단도 재신임이나 임기제도를 규정하지 않기 때문에 교회개혁이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을 피우게 하는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장로들의 임기제도나 목사들의 행위에 대한 엄격한 권징조치가 없는 한, 기독교는 열역학제 2법칙(질서에서 무질서로 변화)에 따라 점점 무질서한 기독교로 나가게 될 것이다. 즉 질서에서 무질서로 나가는 만고불변의 자연법칙에 순응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개혁교단의 창시자였던 존칼빈은 교회개혁을 단행할 때 어떤 자세를 취했는지 더듬어 보는 것도 중요하다. 존칼빈은 법학도였기 때문에 교회개혁을 단행하기 위하여 먼저 교회법을 만들었다.
존칼빈의 교회개혁
존칼빈은 1541년 그리스도인의 삶전체를 규제하기 위해, 제네바 칙령서(Draft Ecclesiastical Ordinances, 1541)를 만든다. 그는 제네바에서 새로운 개혁을 준비하기 위해 먼저 교회의 각종 규범과 규례를 정리하는 등 교회를 법적으로 체계화하는데 성심을 다했다.
칼빈은 우선 제네바시의회에 속해있는 평신도들로서 12명의 장로들을 세우는 당회(Consistory)를 만들었다. 칼빈은 목사가 잘 가르치고 설교를 잘하기 위해 그를 도와줄 목적으로 역할분담차원에서 장로를 세운 것이다. 이미 감리교의 시조 요한웨슬리에게 영향을 주었던 모라비안 형제들은 장로제도를 채택하고 있었다.
즉 모라비안들은 미국선교에서 실패하고 귀국하는 요한웨슬리에게는 성령의 감동을, 존칼빈에게는 제도를 구축하는데 영향을 주었던 것이다. 필자가 마이애미에서 공부할 때, 모라비안 교도를 만난적이 있다. 지금까지도 모라비안의 명맥이 유지되고 있었다.
엄격한 권징과 교회의 질서 강조
존칼빈은 그의 신학성향에 따라, 엄격한 권징과 교회의 질서(Order of Church)를 위해 목사, 교사, 장로, 집사라는 4가지 직제가 필요함을 역설하였다. 그래서 서구 개혁교단에서는 교회규례서를 'Book of Order'(질서의 책)라고 부른다. 권징은 Discipline이라고 부른다. 한국장로교에서는 교단헌법이라고 부른다. 원래의 교단헌법 이름은 '질서의 책'이다. 직분을 통해서 교회질서를 바로잡는 책이라는 것이다.
그러한 직분자들의 질서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엄격한 권징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헌법은 교회질서를 바로 잡기 위한 정치편이 있고, 직분자들을 견제하기 위한 권징편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헌법은 원래의 의미가 사라진 채, 기득권자들의 도구가 되어버렸다. 노회는 목사들의 비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비행을 감추어주는 목사들의 노조가 되어버렸다.
오늘날 기독교가 개독교로 변해가는 이유는 대형교회 목사.장로들의 권징이 희미해졌다는 것이다. 교회를 몰래 매각해도 비호해야 하고, 학력을 사칭해도 모르는 척 해야하고, 횡령을 해도 하늘의 만나로 해석해야 하고, 간음을 해도 로맨스로 이해해야 한다. 그러는 사이 교단의 브로커들은 활개를 치고 다니면서 교회단점을 잡고, 게걸스럽게 먹이를 찾는 이리처럼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장로는 교회의 기강을 위해 목사를 도와주도록 임명되었고, 집사는 가난한 자들과 병든자들을 도와주기 위해 임명되었다. 목사는 성례전과 말씀을 전하기 위해서 임명되었다. 1561년 쯔빙글리의의 제자 아인리히 블링거(Heinruch Bullinger) 가 기초한 제2 신앙고백서(The Second Helvetic Confession, 1561)에 의하면 "하나님은 목사를 사용해서 신도들을 모으고 교회를 일으킨다. 따라서 목사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위해 구원사역을 하시는 도구로서의 하나님의 목사"라고 말하고 있다.
목사없이 교회없다
프랑스 교회치리서(Ecclesiastical Discipline, 1559)에 의하면 "교회규례서는 신성해야 하고, 목사없이 교회가 존재할 수 없으며 그의 설교를 존경심을 갖고 경청해야 한다. 목사들의 권위는 그리스도의 머리 하에있고, 교회를 통솔하려는 지배권과 권한은 가질 수 없다"고 되어있다.
존칼빈 역시 목사들의 권위를 중요시했다. 그러나 칼빈은 목사를 견제할 당회가 필요했고 당회원들을 견제할 임기제도가 필요했다. 한국의 당회는 장로들이 목사를 견제할 수 있어도, 노회나 총회가 목사를 비호하기 때문에 실제로 당회의 견제역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임기제도 없는 무소불위의 당회
당회원들 역시 임기제도가 없기 때문에 일반 평신도들도부터 제도적 견제를 받지않는다. 교회내에서 무소불위의 권위를 갖는다. 무능하거나 부패해도 현 헌법으로서는 퇴출을 시키거나 재신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결국 목사는 당회가 견제해도 노회, 총회가 비호하고, 장로는 재신임제도와 임기제도가 없기 때문에 누구하나 견제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목사와 장로들의 타락으로 가는 것이다.
칼빈이 1561년에 기초한 제2 제네바 교회칙령서를 보면 권징을 더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 칼빈은 목사들의 비윤리적인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서 목사들의 치리를 제안하고 있다. 말씀을 전하는 권위가 있는 만큼, 권징도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칼빈은 목사가 실정법을 어기면 시의회가 해당목사를 구금하여 목사직을 박탈하도록 했다. 부천노회 같은 경우, 목사가 교단법을 어기고 노조에 가입해도 목사가 무서워 징계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칼빈은 목사의 죄를 구체적으로 나열하고있다. 오늘의 한국장로교 교단헌법보다 구체적이다.
종교개혁당시 목사들의 징계이유
이단, 교회법의 반역, 성직 및 성물매매, 합법적인 사유없이 교회를 돌보지 않는 것, 거짓, 위증, 거짓맹세, 음란, 절도, 술 중독, 폭행, 고리대금, 불법게임, 댄스와 비신사적인 행동, 교회로부터 격리될 정도의 심각한 범죄, 성경을 억지로 해석하는 것, 헛된 질문을 추구하는 것, 교회에서 수용할 수 없는 행위나 어떤 교리를 증진시키는 행위, 성경을 읽고 연구하는데 게으른 것, 아첨과 유사한 악을 비난하는데 게으른 것, 기만, 경멸, 상처주는 말, 만용, 교활, 절제할 수 없는 분노, 논쟁하는 행위, 목사로서 행위하는데 있어 부적절한 삶 등 이다.
칼빈, 낙스는 장로들의 1년 임기제
그렇다면 장로들에 대해서는 어떤 견제장치를 했는가?
장로들의 직무가 불성실할 경우, 연말에 가서 사임케 했고, 성실하면 계속 사역을 하게 했다. 장로의 임기제는 낙스가 만든 제 1치리서(The First book of Discipline)에서 1년 임기제도로 채택이 된다. 이처럼 당회는 처음부터 임기제도로 시작했던 것이다. 미국의 당회원들의 임기도 3년마다 재신임이다.
이처럼 장로교의 순수한 틀을 유지하고, 교회 질서의 흐트러짐을 막기위해서는 목사는 고도의 엄격한 삶이 있어야 하고, 노회, 총회 역시 무조건 비호하지 말아야 한다. 학연과 지연을 통해 정치적으로 비호하면 교회가 파괴되고, 기독교가 개독교로 되는 지름길이다. 엄격한 삶이 없기 때문에 교회의 질서가 점점 파괴되어 가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악의 브로커들이 기생충처럼 양산되어 교회로부터 먹을 거리를 찾고 있는 것이다.
교회가 신음하는 이유, 엄격한 권징과 임기제가 없기 때문
오늘날 많은 교회가 신음을 하고 분쟁을 겪는 이유는 목사와 장로들의 직분이 질서가 흐트러진데다가, 이를 견제하고 징계해야 할 주체세력들이 오히려 그들을 비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악의 브로커들이 판치지 못하도록 목사의 삶이 엄격할 수 있도록 권징조항을 강화하고, 장로들에 대해서는 임기제도를 실시해야 한다.
따라서 헌법이 개정되고 새로운 조항들이 첨가되기 전에는 교회개혁은 딴나라의 얘기이다. 헌법의 대대적인 혁신이 일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교역자의 부패와 장로의 타락은 막을 길이 없다. 존칼빈이라면 오늘날 교회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 (2011.6.17. 에클레시안 / 황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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