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자에게 접근하는 신종사기범
거액헌금 운운 기부동참 접근
장학금 및 선교후원금을 기부하는 단체나 개인에게 지나친 환심을 보이며 접근해 오는 신종 사기범이 출현, 이들 단체들의 각별한 주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Y교회에서 중국선교사로 파송된 L선교사는 비자 관계로 중국과 국내를 오가며 불우동포에게 구제선교활동을 펼치던 중, 선행에 감동을 받은 방송국의 출연 제의로 방송을 마치고 얼마지 나지 않아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방송을 보고 감동을 받았는데 한 번 뵙고 싶다”는 것이었다. L선교사는 공항에서 만남을 갖는 등 몇 차례 만남을 가졌다. 자신을 의사로 소개하며 선교사역에 동참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경북 K곳에 대형병원을 인수 중인데 서류절차를 모두 밝고 리모델링을 끝내면 선교사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겠다고 밝혀 왔다. L선교사가 중국선교를 마치고 공항에 도착할 때면 마중까지 나올 만큼 선교사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헌신적이었다. 몇 개월간 이어진 관계는 L선교사의 기대를 더욱 부풀게 했다. “병원인수가 잘 진행되고 있느냐”는 선교사의 물음에 그는“곧 인수가 마무리 될 것이다”고 대답했다.
어느 날 오후, 의사에게서 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인수 절차에 필요한 마지막 잔금을 오늘 마감해야는데, 급해서 그러니 0백만 원을 은행계좌로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L선교사는 지금까지 관계와 앞으로 전개될 선교후원동역자 등을 생각하며 아내에게 입금을 부탁했다. 아내는 선교사의 말에“선교사님 그 사람 사기꾼이요 대형 병원을 인수한다는 의사가 천만 원도 아닌 몇 백만 원이 없어 병원인수를 제때 못한다고 선교사님한테 빌려 달라는 말을 할 수 있습니까”며 입금을 거절했다.
L선교사는 그때서야 사기가 아닌가라는 의심을 갖고 본지에 취재를 요청했다.
기자의 확인 결과 K대학교 병원에는 000이름을 지닌 의사가 없었으며 K지역의 대형병원 인수도 전혀 사실무근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L선교사는“제게 몇 백만 원을 뜯어먹자고 교인, K대 병원 의사, K지역에 대형병원 인수 등을 운운하며 사기를 치다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서로 주고받았던 전화로 기자가 전화를 걸었더니 그는“남이야 이렇게 살든 말든 신문사가 왜 끼어 드냐”며 욕을 뱉은 후 전화를 끊어 버렸다.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이미 전화를 꺼둔 상태였으며 이후 전화는 결번으로 돼 있었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또 있었다. 자신의 사재로 출소자와 불우시설, 노인정, 장애인단체에 기부와 함께 선교활동을 펼치는 B목사도 최근에 황당한 사기를 당할 뻔했다며 본지에 취재를 의뢰해 왔다.
지난 7월 25일 오후, B목사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는 자신의 이름과 나이, 핸드폰번호, 직업, 활동단체, 직위, 나아가 아내의 이름과 나이, 전화, 딸의 이름과 나이 등 명확한 소개와 함께 전화를 하게 된 배경을 늘어놓았다.
그는 명륜동 소재 통합교단 소속 교회에 출석했던 장로였으며 담임목사가 이단 신천지로 넘어 가면서(새부산교회로 교회명이 바뀌었다고 함) 투쟁을 했으나 허사였으며 현재는 그 후유증으로 5년 전부터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고 했다.
현재 금, 은, 보석 방 15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친척들이 지점장을 맡아 운영을 하고 있다는 그는 친인척 34명에게 신앙생활을 중단시킨 상태에 있다고 했다.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 L씨는 B목사에게 전화를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금은보석 15개 지점을 두고 있는 자기 집에 어느 날 새벽에 4인조 금괴털이 전문가가 침입, 자신과 아내의 양손을 묶고 대학교 1학년인 딸을 겁탈하였다고 했다. 아내와 함께 애원을 하며 재산을 다 가져가도 좋으니 딸만은 안 된다고 매달리는데, 두목쯤으로 보이는 사내가 딸을 겁탈하는 한 남자에게 다가가 하지 말라며 폭행을 가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중 두목이 벽에 걸린 달력을 보더니만 “당신, 예수 믿느냐”고 물어 “네, 교회 다닙니다”고 했더니 “내가 교도소에 있을 때 어떤 목사님이 오셨는데 그 분의 말씀에 큰 감동을 받았는데 당신 운 좋은 줄 알아라. 내가 오늘 그냥 나갈 테니 이는 전적으로 그 목사님의 덕 인줄 알아라. 혹시 OOO목사님을 아느냐? 대신 약속해 주라 절대 신고하지 않겠다고”하는 말에 절대 신고 않겠다고 했더니 모두들 사라졌다고 했다.
아내와 함께 온 종일 고민 끝에 B목사님께 이 사실을 알려야 할 것 같아 전화를 드리게 됐다며 기도를 받기 위해 한 번 찾아뵙겠다고 했다. 그리고 금괴 몇 상자가 곧 처분될 텐데 감사의 뜻으로 교회에 헌금하겠다는 뜻을 전달해 왔다.
갑자기 걸려온 전화에 B목사는 곰곰이 생각을 해 봤다. 교도소 방문설교, 출소자 자생력 돕기운동 등에서 관계 맺었던 자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구제와 선행에 한 가정이 살아나고 범죄에서 탈피하지는 못했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무척 기뻤다. 부부가 오겠다고 약속한 다음 날, 만남을 기대하니 마음이 설랬다. 온 종일 기다렸지만 부부는 오지 않았다. 밤이 되어서 B목사는 부부에게 전화를 걸어봤다. 그런데 전화는 꺼져 있었다. 남편과 아내에게 번갈아 가며 전화를 해 봤지만 핸드폰은 꺼져 있을 뿐이다. B목사는 몇 번을 생각해도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부부가 들려주었던 내용들이 사실이라면 못 가게 된 사연들을 얘기했어야할 텐데, 연락두절이니 이상한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급기야 B목사는 본지에 제보를 해 왔다.
자신의 이름과 경력을 밝혔던 금정구 구의원, 금정중학교 운영위원, 전 금은보석상협회장 등은 본지 확인 결과 모두 거짓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 금은보석상협회장은 “금은보석상을 5개 지점이나 두고 있어도 업계에서는 이름이 알려져 있는데 15개라면 말할 것도 없다”며 “역대 회장 이름에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내가 대표라는 금정예식장은 존재하지 않으며 부산시립교향악단 단원이라고 말한 것도 모두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이들 부부는 확인하면 금방 들통이 날 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금은방보석을 미끼로 B목사에게 접근을 했을까
업계 관계자는“업계를 빙자해 사회에 거액을 기부하는 개인에게나 또는 종교단체를 대상으로 사기극이 종종 일어나는데, 사기범들이 사람의 기를 뺏어 올만큼 순식간에 치고 빠진다”고 했다. 특히“부부얘기 중 앞에 내용은 사람의 혼을 빼는 거짓말이며 특히 확인하면 거짓으로 들통 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경력을 나열한다는 이들만이 갖는 사기의 묘술이며 실제로 당하는 자들이 많지만 대포 폰을 사용하기 때문에 경찰이 사기범을 잡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고 했다.
또“금괴를 앞세워 결국은 큰 걸로 헌금할 테니 금괴를 바꾸는데 돈이 필요하다는 얘기에 순간적으로 속게 된다”고 했다.
남편과 아내가 B목사에게 알려 준 폰 번호로 기자가 전화를 걸었으나 부부 폰이 꺼져 있는 상태였다. (2011.10.4. 교회복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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