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선에 부르는 희망의 노래
소강석목사(새에덴교회)
한국전쟁 당시 종군 기자로 활약하던 한 기자가 흑인 병사를 취재하였다. “지금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그랬더니 그 흑인 병사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Give me tomorrow!” “나에게 내일을 달라!” 올 한 해 한국교회의 현실을 돌아보면 참혹한 전쟁터와 같았다.
총과 칼만 안 들었지 고소와 고발, 법정 싸움이 난무했다. 그러면서 어느 덧 사람의 발자국마저 지워져 버린 황량한 폐허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마치 돛이 찢겨 바다를 표류하다 홀로 해변에 파선된 폐선(廢船)처럼 푸른 바다의 기억마저 상실해 버렸다.
아마도 우리에게 내일이 없다면 그 폐선은 끝내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지 못하고 절망과 아쉬움, 패배와 굴욕의 쓰라린 상처로만 끝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에겐 내일이 있다. 아니 내년이 있다. 내일이 있다는 것은 새로운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더 이상 서로 싸우고 죽이는 혼돈과 공허의 전쟁을 그치고 내일을 바라보자.
폐선의 그 쓸쓸한 갑판 위에서라도 다시 초록빛 항해의 꿈을 꾸자. 거친 파도너머 에메랄드빛 신대륙이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함께 가자. 다 같이 가자. 서로 상처주고 죽이는 총과 칼을 내려놓고, 사랑의 꽃을 가슴에 안기며, 눈물 젖은 손수건으로 서로의 상처를 싸매어주며, 다시 내일의 꿈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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