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은혜/신앙,시사,목양 칼럼

아쉬움 속 한해를 보내며

에바다. 2011. 12. 29. 17:16

                아쉬움 속 한해를 보내며    


   김승동목사(구미상모교회)
   한국교회언론회대표


  다사다난했던 2011년이 이제 서서히 저물어 간다. 지난 1년을 뒤돌아보아야 할 시점이다. 성도들 개인도, 교회도, 교단도, 교계의 단체들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올 한해 한국교회를 가리켜 한 마디로 말한다면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 전국대학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가 ‘엄이도종’(掩耳盜鐘)이라 한다. 이는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는 말로서, 자기가 한 일에 대하여 남의 비난에 귀를 막아 보지만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정치권의 소통부재를 꾸짖는 말이지만, 우리 기독교계는 어떠한지 모르겠다.


올해의 한국교회를 평가하는 대체적인 시각은 예언자적인 사명을 망각하여 세상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는 생각들이 많은 것 같다. 부정하고 싶지만, 일면 수긍이 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 다음으로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며 선교대국을 이끌고 있는 우리 교단의 총회세계선교회(GMS)는 먼저 받은 사랑을 열방에 뿌리겠다고 땀과 눈물의 열매로 선교사를 파송하였다. 하지만 작금에 일어난 사실들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선교회 내부의 복잡한 이해관계는 선교로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갚겠다는 많은 성도들에게 선교의 필요성에 대한 저울질을 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2011년의 한국 교회를 살펴보면, 연초부터 좋지 않은 소식들이 들렸다. 일반 언론들의 기독교에 대한 지나친 편견과 과잉친절 탓이기도 하지만, 연두(年頭)부터 한국 기독교의 대표적 연합기관에서 문제가 터졌다. 이곳에서 소위 ‘금권’선거 문제라는 태풍이 불어 닥쳐 기독교 전체가 머리를 들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럼에도 아직도 내부적으로 문제를 깨끗하게 마무리 짓지 못한 채 공방전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올 한해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개최 찬·반 문제와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총회 개최를 둘러싼 석연찮은 소문들이 있었다. 특정 교단이 분열하고 합치는 일들이 있었고, 이단 시비까지 곁들여 혼란은 가중되었다. 그런가 하면 어느 교단은 3년째 교단 대표조차 뽑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또 다른 교단은 총무 선출 문제로 아직도 시끄럽다. 우리 교단도 이런 시끄런 소용돌이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또 개 교회에서도 담임 목회자의 부끄러운 문제들이 불거져 나왔고, 내부 문제로 법적인 분쟁이 여러 곳에서 발생했다. 거기에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정당에 대한 정당성 논란도 있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경건하고, 은혜스럽고, 아름다운 모습보다는 추문에 가까운 소식들이 많이 들려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다. 한국교회가 언제까지 분열과 갈등 속에서 헤매야 하는가?


지금 교회 밖에서는 교회를 공격하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교회는 이를 눈치 채지 못하거나 일사불란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얼마 전 서울시에서는 학생인권조례가 서울시의회를 통과하였다. 그런데 이 조례에는 몇 가지 ‘독소조항’이 있다. 그 중에 하나는 종교학교에서의 종교교육을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사실 종교학교의 대부분은 기독교 학교이기 때문에 기독교를 겨냥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학생인권조례를 만들기 위해서는 유권자 1%의 ‘주민발의’가 필요하다. 처음 몇 개월 동안에는 서명활동이 지지부진하던 것이 기독교를 억압하기 위하여 타종교에서 앞장서는 일이 발생하였다. 그들은 자신들의 종교축일에도 서명 작업을 하여 결국은 주민발의를 성사시킨 것이다. 이처럼 기독교를 억압하기 위한 도발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특히 이웃 종교가 드러내 놓고 하는 행위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그런데도 이를 아는 기독교인들은 별로 많지 않다


. 한국교회의 위기는 여전히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그 위기는 외부적인 것과 내부적인 것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외부적 요인에 의한 기독교 박해나 억압은 그만큼 기독교가 가진 진리의 우월성 때문이며, 영혼을 구원하는 문제이기에 ‘영적 전쟁’의 성격을 띤다고 본다.


문제는 내부적 요인이다. 우리의 교회가 사회로부터 비난을 자초하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 교회와 지도자들은 성경적 가치와 복음적 실천 외에 다른 것을 ‘탐’하는 것은 자제하고 배격해야 한다. 물론, 교회의 내부적 문제라 할지라도 외부에서 이를 오해해 생기는 문제들도 없지는 않다고 본다. 그럴지라도 기독교 안티들에게 ‘빌미’를 제공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2011년 한 해를 다함없는 아름다움으로 채우지 못하고 보내는 것이 못내 아쉽다. 그러나 이제 새롭게 시작하자. 올 해의 모든 부족하고 어리석고 지혜롭지 못했던 모든 일들은 지나가는 세월에 함께 흘려보내자. 주님의 마음을 품고, 세상 광야를 욕심 없이, 망설임 없이 지나가도록 하자. 우리에게는 주님께서 약속하신, 새 예루살렘과 새 땅이 있지 않은가! 그 곳에 당도하기까지 곁눈질 하지 말아야 한다.


-기독신문 기독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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