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의 속회총회 소집의 당부
총회의 처결은 회기 지나면 과오도 곧 역사화
파회 후에는 옳은 투쟁도 실효 없는 메아리
정회라 해도 속회총회 「비대위」 소집은 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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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진목사 (총신명예교수,교회헌법) |
이승만 대통령이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데모와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소란한 소리가 계속될 때에 “이것이 무슨 소리냐?”고 물으시니, 더 감출 수 없다고 여겨져서 사실대로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데모하는 소리라고 말씀드렸더니, 대통령은 한참 침통한 얼굴로 떠드는 소리를 들으시다가 “부정을 보고 일어날 줄 모르는 백성이라면 죽은 백성이지”라고 말씀하시고 서둘러 하야를 결단하게 되셨다는 말씀을 어느 목사님께 들은 적이 있었다.
지금은 총회장이 부총회장 때에 어느 단란주점에 출입했다고도 하고, 여자 도우미와 함께 술을 마셨다는 등 부덕스런 추문이 매스컴을 타고 널리 번져 십중팔구 총회장 당선이 어려우리라고 예측하는 이가 많았으나 총회장으로 당선되었고, 예상되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코자 총회장소에 용역이라는 이름의 폭력배(?)까지 동원하는가 하면 신변보장을 위해 가스총까지 휴대하고 총회에 임한 총무를 규탄하는 와중에 그래도 총회는 계속 진행되었고, 절차대로 총회 마지막 날 마지막 시간까지 회무는 진행되었다고 한다.
총회 파회 후 총회장도 총무도 신문에 대서특필하는 사과문을 발표하였고, 「비대위」는 총회장 불신임, 총무 자진사퇴를 몰아붙이는 뜻의 성명이 역시 매스컴을 타고 전국에 번지고 있었다. 그러면서 6개월이 지나는 어간 총회장에 대한 추문은 이를 폭로하며 혹은 주장하던 이들이 총회장 시무교회로 찾아가 그 교회 장로들도 있는 자리에서 사실이 아니었다고 정중하게 사과하였다고 보도되었고, 갔었다는 곳도 단란주점이 아니고 청소년들도 출입이 가능한 노래연습장이었다고 해도 총회장은 그런 곳이라도 가지 말았어야 했을 터인데, 이것이 단란주점에서 술을 먹었다는 등의 헛소문의 빌미를 제공함이 된 사실까지 아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총회장이 이처럼 뼈아프게 여기는 마음이 「비대위」총회가 회집된 자리에까지 찾아가 무릎을 꿇고 큰 절을 하는 모습이 신문에 찍혀 보도되었다.
의로운 출발에 불법종결?
이승만 대통령의 일화와 같이 잔무가 많이 남이 있는데 회의를 하다 말고(?) 파회하고 그냥 자리를 떠나간 상황에서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묵종했어야 하겠는가? 파회 선언 후에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대책을 논의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론이 있을 수 있다고 해도,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당위성과 신앙적인 자세에 대해서까지 비난한다면 불법에도 굴종해야 한다는 결괴일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러나 「비대위」의 대처한 방법까지 과연 합법이라고 할 수가 있겠는가? 총회장이 폐회한 것은 제97회 총회였다. 폐회가 불법이라고 할지라도, 그래서 「비대위」의 주장대로 정회로 인정한다 할지라도 무기정회로 보아야 할 것인데, 이 무기정회를 누가 속회해야 하는가? 무기정회를 선언한 사회자 곧 총회장이 속회하여야 한다. 그런데 「비대위」의 속회총회 소집은 총회를 사회한 총회장이 아니고 「비대위」였으니 불법이다. 「비대위」가 「비대위 속회」를 소집하였다면 법리상 이연하다 하려니와, 「비대위」가 비대위 아닌 총회를 속회하고서도 합법이라 하겠는가? 하물며 정회 아닌 폐회였으니 폐회 후에 어떻게 속회총회가 있을 수 있겠는가?
더욱이 장로회정치 체제 하의 총회는 당회, 노회, 대회처럼 회원이 항상 있어 회의의 문을 닫았다가도 (즉 폐회했다가도) 다시 열 수 있고 (즉 다시 개회할 수 있고), 다시 열었다가도 다시 문을 닥을 수 있거니와(폐회할 수 있거니와) 그래서 상설체 조직이라고 하거니와, 총회는 문을 열었다가(즉 개회했다가) 문을 닫으면(즉 폐회하면), 상설체 조직인 당회, 노회, 대회처럼 다시 문을 열 수 있는(다시 개회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해마다 9월에 새로 조직될 총회가 회집하기까지는 총회는 없어지고 총회헌법과 규칙에 따라 총회가 결의해서 위탁한대로 상비부와 이사회와 특별위원, 임원 등이 그 수임사항을 처리하게 된다. 총회는 총회총대들이 그 구성요원이니, 총회가 없어진다는 뜻은 총회의 구성요원인 총회총대들이 없어진다는 뜻이고, 그러므로 총회총대들의 시한(임기)은 총회가 개회되어 폐회할 때까지 수일간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비대위」가 불법이라고 규탄의 대상을 삼은 것은 총회장의 불법폐회 상황이었는데, 한 때 표류하던 임원들이 총회장의 소집에 따라 정족수 이상이 회집되었고, 그 임원회에서 총회가 위탁한 잔무를 처리하되 총회록도 총회의 폐회기록을 그대로 채택하였으니, 총회파회까지가 시한(임기)인 총회총대들도 시한이 만료되어 다 없어졌는데, 「비대위」는 도대체 누구를 불러모아 속회총회 운운하는가? 천명이 모였거나 2천명이 모였거나, 그 중에 총회총대는 단 한사람도 없는데 그래도 속회총회란 간판만 내어걸고 모이기만 하면 속회총회가 되는가?
거듭 말하거니와 총회가 정회되었다고 해도 속회총회를 총회장이 소집해야 옳은가? 비대위가 소집해야 옳은가? 총대 아닌 분들을 불러 모아도 총회가 되는가? 파회 후에도 총대가 있는가?
끝으로 총회는 3심제도 하에서의 최고회의이니, 총회가 잘못 처결하는 일이 있었다면, 총회회기 중에 시정투쟁을 해야 하는가? 아니면 파회 후에도 시정투쟁이 가능하겠는가? 당회의 잘못은 노회가 바로잡고, 노회의 잘못은 대회 혹은 총회가 바로 잡으려니와, 최고회인 총회의 잘못을 총회 파회 후에 어떻게 바로잡는가? 그래서 총회의 잘못은 회기 중에 바로잡을 것이요, 회기 후(즉 파회 후)에는 이미 역사화 되었으니, 원칙적으로는 “…후총회에서도 이같은 전총회의 처결을 취소하지 못하나”(정문 4221문답), “…명백한 착오는 정정할 수 있다”(435문답)고 하였으니 명년 9월 총회를 기대해 볼 수 있을 뿐, 다른 방도가 없다 함이다.
교회연합기자 epnnews@empal.com
-교회연합신문 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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