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리회 결의의 본질적인 의의
교회통치자 사람(목사, 장로)인가, 주님이신가?
조직과 성수에도 목사·장로 두 반은 필수적 요건
목사와 장로 두 반의 합의 아닌 결의는 불법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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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진목사 (총신명예교수,교회헌법) |
담임목사와 치리장로 두분으로 이루어진 합동측 산하의 어느 지교회 당회가 당회장 모르게 두분 장로가 당회로 회집하여 담임목사를 해임하였다며, 그 자리에서 어느 장로 한분을 당회장 임시대행자로 선임하고, 그 임시대행자 장로 사회로 공동의회를 소집하기로 가결하고 역시 그 임시대행자 사회로 회집된 공동의회에서 소속 A노회를 탈퇴하고 같은 교단 B노회에 가입하는 한편, 저희가 해임한 담임목사에게는 주거처를 명도하라는 법적인 절차를 취하고 있다는 요지의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고, 설마 그럴 리가 있겠느냐고 여기면서도 당회원 3인 중 2인이 회집하였으니 과반수가 되고, 과반수가 된 회집에서 담임목사 해임과 당회장 임시 대행자 선임, 공동의회 소집 결의 등을 하였으니 스스로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것으로 여기는 것 같아, 차제에 장로회정치에서의 치리회 결의의 본질적인 의의를 밝히고자 한다.
전국교회 결정권
먼저 정 제8장에서 교회치리권은 개인에게 있지 않고 각급 치리회에 있다고 했고(제 1조), 치리회 구성요원은 권한이 같은 목사와 장로 뿐이니, 어느 치리회든지 목사권과 장로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점에서는 동등하면서도, 순서를 따라 상회에 상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또한 각급 치리회는 위계적인 조직이요, 그러면서도 각급 치리회의 직무와 직권을 고유한 특권으로 규정하였으니, 예컨대 A교회 교인통치 직무와 직권은 A교회 당회에만 있고 다른 당회들은 물론 노회, 총회 등 상회에도 없으며, 다수결로도 기타 그 어떤 방법으로 이를 빼앗거나 침해할 수 없게 하되 그 관할범위를 고정하였으며(제 2조 1.), 특히 “각 치리회는 각립한 개체가 아니요 서로 연합한 것이니 어떤 회에서 어떤 일을 처결하든지 그 결정은 법대로 대표된 치리회로 행사하게 하는 것인즉 전국교회의 결정이 된다”(2조 2)고 규정한다.
가령 A교회 당회의 결의로 유아 X에게 유아세례를 베풀었다고 하면 그 결의효능은 전국에 미친다고 하는 뜻이니, 이 유아 X는 전국 어느 교회에서도 다 유아세례교인으로 인정(순종)해야 함이요 같은 당회들은 물론 상회인 노회나 총회에서도 A교회의 당회결의에 순종(인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실은 그것만도 아니다. 유아 X가 미국이나 독일이나 러시아에 이사했을 경우, 이 유아 X는 그 나라에 가서 또 유아세례를 받아야 하겠는가? 아니다. 그 나라 뿐 아니라 온 세계 어느 나라로 이사했다고 해도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교회라면 다 이 한국 A교회 당회결의로 베푼 유아세례를 인정(순종)해야 한다. 그러니 여기서 「전국교회의 결의」란 「세계교회의 결의」여야 하지 않겠는가?
신의(神意)에 의한 결의
각급 치리회의 결의가 그 구성요원된 목사와 장로들의 뜻대로의 결의였다고 하면 형식상 아무런 하자도 없는 정당한 결의로 여겨지지만, 주님의 교회는 말씀과 성령을 통해서 주님이 다스리신다는 점에서 생각할 때에는 목사도 장로도 사람이니 사람이 교회를 통치하는 결과가 되지 않는가?
그런즉 각급 치리회 결의는 목사와 장로들의 합의를 넘어 그 합의가 바로 교회를 통치하는 주님의 뜻과의 합치여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므로 치리회의 회의는 결국 교회를 통치하시는 주님의 뜻을 찾는 회요, 주님의 명령을 수령(受令)하는 회여야 하니, 그 회는 성회(聖會)여야 하고, 온갖 인위적인 수단과 방법과 부정과 불법을 배격하고 의롭고 경건한 합리적이요
합법적인 신앙적인 회요, 결론을 얻기 위한 교회회의의 전체과정이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행위의 기도여야 한다 함이다. 그러니 교회회의의 용어는 비록 기도 용어는 아니라고 해도 동의합니다. 재청합니다. 가하면 예라고 하고 아니면 아니라고 하세요의 속 뜻은, 주님의 뜻을 알게 해 주소서. 그 뜻을 받들어 다스리게 하소서라는 기도라고 하는 행위의 기도란 말이다.
두 반의 합의
그런데 정 제3장 제2조에 의하면 “교회의 항존직원(즉 항상 있어야 할 직원)은 다음과 같으니 장로(감독) (행 20:17, 28, 딤전 3:7)와 집사요, 장로는 두 반(班)이 있으니, 1. 강도와 치리를 겸한 자를 목사라 일컫고, 2. 치리만 하는 자를 장로라 일컫나니 이는 교인의 대표자”라고 규정한다. 그런데 위에서 본 정 제8장은 치리권은 치리회에만 있고, 치리회는 목사와 장로 뿐이라고 하였으니, 이는 장로만으로 조직될 수가 없고 목사만으로도 조직될 수가 없다는 뜻이다. 당회가 그렇고(정 제9장 제1조), 노회가 그렇고(정 제10장 제2조) 대회와 총회가 역시 그러하다(정 제11장 제1조, 동 제12장 제2조).
두 반으로 조직되었으니 의결기능을 부여하는 각 치리회의 성수규정도 역시 목사만의 회집이나 장로만의 회집으로는 이룰 수가 없게 한다(정 제9장 제2조, 제10장 제5조, 제11장 제2조, 제12장 제3조). 즉 두 반이 출석하는 경우 외에는 치리회가 의결기능을 발휘하게 한 것이 헌법의 규정이다. 그런데 허위(虛位)교회에는 목사가 없고, 미조직교회에는 장로가 없다. 그리고 목사가 시무하는 교회라고 해도 얼마든지 유고시도 있고 당회에 미참케 될 경우가 있게 된다. 이럴 경우에도 법은 장로들만의 회집에서 일을 처리하지 못하고 대리당회장이나 임시당회 즉 다른 교회 목사를 청해야 하도록 규정한다(정 제9장 제3조~제4조).
미조직교회에서의 목사만의 통치와 목사를 청할 수 없는 경우 재판사건과 중대사건 이외의 사건을 위해 장로들만의 당회를 용인한 것은 부득이한 특례규정이요 정상이 아닌 것은 장로만의 회집으로는 성수미달이 되기 때문이다(정 제9장 제2조).
그런즉 치리회의 결의란 두 반의 합의요, 두 반의 합의를 넘어 주님의 뜻과의 합의를 가리킴이니, 목사, 장로들만의 합의, 즉 인간적(人間的) 합의를 내세워 교회를 다스린다는 말은 결국 사람이 주님의 자리를 범하는 죄악이 아니겠는가?
교회연합기자 epnnews@empal.com
-교회연합신문 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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