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용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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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목사/크리스천투데이 DB |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영광은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패할 때마다 다시 일어서는 데 있다."(넬슨 만델라, ‘자유를 향한 여정’ 중에서)
"대저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려니와 악인은 재앙으로 말미암아 엎드러지느니라"(잠언 24장 16절)
나는 살아온 세월을 되돌아보면 용하게도 오늘에까지 이르렀음을 실감케 된다. 그간 넘어지기를 여러 번 하였고 실패의 쓰라림을 수차례 경험하면서도,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다시 시작하여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 돌이켜 보면 하나님의 손길이 나와 함께 하시지 않으셨다면 나는 절대로 오늘에까지 이를 수 없었음을 고백하게 된다. 그래서 하늘을 우러러 감사하게 되고 또 나 자신이 자랑스러움을 스스로 느끼게 된다.
나의 목회생활은 30세에 시작되었다. 금년으로 42년째 목회를 한다. 지난 42년 목회생활에서 2번 큰 위기가 있었다. 아예 목회를 그만 둘까 말까 고민하기까지 하였던 위기였다. 첫 번째는 청계천 판자촌에서의 목회 때였고 두 번째는 남양만 간척지에서의 목회시절이었다.
청계천 판자촌에서의 경우는 내가 마을 청년들과 넝마주이를 하며 목회하던 시절이다. 열악한 환경과 조건에서 무리하게 빈민선교를 하던 중 만성피로증에 시달리게 되었다. 먹어도 배고프고, 자도 잠이 오고, 쉬어도 쉴 수가 없는 증세였다. 아침에 잠에서 깨면 식은땀이 흘러 이부자리가 흥건히 젖어있는 정도였다. 그런 상태로 더운 여름날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넝마주이를 하다 열병에 걸리게 되었다.
40도가 넘는 고열로 열흘이 넘도록 시달리게 되니 완전히 의욕을 잃고 목회를 중단하고 빈민촌을 떠나기로 하였다. 교회 간판을 내리고, 짐을 꾸린 후에 용달차를 부르러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그날 따라 교회 마당에 마을 아이들이 무리를 지어 놀고 있었다. 내 양심에 아이들이 보는 자리에서 마을을 떠날 수는 없다는 생각에 마을을 한 바퀴 돌며 아이들이 흩어지기를 기다렸다. 그러는 중에 한 가정 앞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호주는 폭행죄로 감옥에 가고 주부가 포장마차 장사를 하며 다섯 남매를 기르고 있는 집이었다. 그 집 다섯 아이들 신발이 방문 앞에 흩어져 있고 방문이 닫혀져 있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방문을 두드리며 열어 보았더니 다섯 남매가 줄줄이 방에 누워 있었다.
“너희들 웬일이니? 다른 아이들은 교회마당에서 놀고 있는데 너희들은 왜 방에 누워 있니 너희들 감기 걸렀니?”
내가 묻는 말에 13살 먹은 큰 형이 일어나 앉으며 말했다.
"엄마 사흘 전에 장사 나가시고는 안 들어와서 굶었어요."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가정에, 엄마가 사흘 동안 들어오지 않으니 아이들이 3일째 굶고 있는 것이었다. 이어서 다섯 남매가 일어나 배고프다고 울고 있었다. 나는 배고파 울고 있는 다섯 남매의 눈물을 보고 있다가 충격을 받았다. 3살짜리 막내아들의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을 보고 있는 중에 그 얼굴에서 예수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의 주인 되시는 예수님의 뜻은 내가 그 마을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며 함께 사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내렸던 교회 간판을 다시 걸고, 묶어 두었던 짐을 풀고는 다시 시작하였다. 그때 다시 시작하였기에 오늘의 내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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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투데이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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