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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용기(7)

에바다. 2013. 12. 19. 17:32

다시 시작하는 용기(7)



▲김진홍목사/크리스천투데이 DB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영광은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패할 때마다 다시 일어서는 데 있다."(넬슨 만델라, 자유를 향한 여정 중에서)


나는 42년째 목회를 하고 있다. 나의 목회의 시작은 엉뚱하게도 넝마주이로 시작되었다. 넝마주이는 온종일 쓰레기통을 뒤져 거기서 쓸 만한 물건들을 건져내어 살아가는 업이다. 넝마주이가 겉보기로는 하찮은 직업인 것처럼 보이지만 넝마주이 정신 혹은 근성을 온 몸으로 익히고 나면 인생살이에 큰 자산이 된다.


넝마주이들이 흔히 사용하는 말로 “넘어져도 쓰레기통 곁에만 넘어져라”는 말이 있다. 어쩌다가 실패하여 넘어질지라도 쓰레기통 곁에만 넘어지면 쓰레기통을 뒤져 쓸 만한 물건들을 건져내어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뜻에서 그렇게 말한다. 나는 30세에 청계천 빈민촌에서 목회를 시작하였다. 빈민들의 친구가 되어 함께 살겠노라는 의욕을 품고 들어갔으나 굶는 집에 밀가루 사다 주고, 아픈 사람 병원에 업고 다니는 일들로 그나마 있던 돈을 다 쓰고나니 나 자신이 굶게 되었다.


처음에는 나 자신의 굶주림을 면하기 위하여 시작한 것이 넝마주이였다. 마을 젊은이들을 모아 뚝섬지역을 구역으로 삼고는 넝마주이 생활을 시작하였다. 그렇게 몸에 익힌 넝마주이 근성이 70이 넘은 지금에도 큰 도움이 된다. 지금은 동두천 산골짜기에 6만평의 산을 구입하여 이곳에 수도원, 교회와 학교를 세워 개척자로 살고 있다.


빈손으로 시작한 일이어서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훨씬 더 많다. 그러나 마음에 흔들림 없이 꿋꿋이 일하고 있다. 넝마주이 근성의 핵심이 되는 바닥정신과 개척정신, 그리고 도전정신이 몸에 베여 있기 때문이다. 넝마주이 정신을 몸으로 익히고 나면 언제 어디서나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왜냐 이 세상 어느 곳에도 쓰레기통이 없는 곳은 없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운영하고 있는 학교인 숲속창의력학교는 일반 학교와는 다르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 중독되어 몸도 마음도 시들어 가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이다. 지금은 30명의 학생만 있을 뿐이지만, 들어오고 싶어 하는 대기 생이 줄을 서고 있다. 이 학교에 입학하면 첫 번째 하는 일이 스마트폰을 반납하는 일이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집에서, 학교에서, PC방에서 살아오던 습관, 생각, 행동 모두를 버리고 다시 시작하게 한다.


이 학교에 와서 한 달 가까이 지내고나면 달라진 모습이 보인다. 들어오던 때의 시들어가던 모습은 어느새 사라지고 생생하고 활기찬 청소년들로 바뀌어 간다. 늙은이들에게나 젊은이들에게나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리고 하나님이 부여하신 은총이다. 그런 축복과 은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격스러운가!


-크리스천투데이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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