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으로/소망과 희망의샘

어느 석공

에바다. 2006. 7. 4. 17:08

    어느 석공
    
    3년 전, 
    할아버지는 어느 늙은 석공에게 
    오석비석(烏石碑石)을 주문한 일이 있었다. 
    나이가 칠십이 넘은 그 석공은 
    비석을 다루고 글자를 새기는 데 
    아주 이름난 사람이었지만,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는 
    좀 괴팍한 성격의 노인이었다. 
    그런 까다로운 노인이 
    내 할머니의 비석을 맡은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는 
    오석이란 그 까만 돌이 시골 석공의 집에 
    항상 마련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서 
    멀리서 주문을 해와야 했다. 
    노인은 우선 돌을 주문했다. 
    그러나 돌을 구한 지 2년이 넘어도 
    비석은 완성되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어쩌다 재촉을 할까도 생각했으나 
    워낙 괴팍한 노인이니 무슨 말을 하고 
    또 거절할지 몰라 
    재촉도 하지 않고 3년이 지났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석공의 아들이 할아버지를 찾아왔다.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3년 전에 비석 값으로 받았던 30원을 
    도로 돌려 드리는 도리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사실은 비석을 다 갈아 놓고 
    막 글자를 새기기 시작할 단계에 
    아버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제가 마저 글자를 새겨 드려야 할 것이오나 
    아버님이 돌아가실 때 
    ‘ 단 한 가지 일을 마저 끝내지 못하고 간다. 
    그러니 네가 가서 사과 드리고 
    돈을 돌려 드려라’ 하고 유언하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제가 이렇게 찾아뵌 것입니다. 
    청년은 백지에 깨끗이 싼 
    돈 30원을 할아버지 앞에 내놓았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그 돈을 다시 돌려주면서 
    앞으로 몇 년이 걸리건 꼭 청년의 손으로 
    비석을 완성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그 뒤 1년 만에 
    나는 할아버지의 소원인 할머니 무덤 앞에 
    커다란 비석이 세워지는 것을 보았다. 
    어린 눈에도 정말 좋은 비석이었다.
    <아름다운 삶을 향하여>/ 이범선 외
    -좋은글 중에서-
    
    ♡주의 사랑으로 오늘도 행복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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