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펀한 삶이
졸음에 뻐져드는데
서늘한 바람
저림이 콧등까지 찡하게 하여
사색의 길목에서
주가 있어 다만
언더라인이라도 그어주면
핑계삼아 주저앉고 싶은데
흔들리는 갈대
분사하는 콧김
나팔꽃에 맺혔다 떨어지는
아침이슬
훔쳐보던 햇살이
함께 흩어진다
지하철 객차 안에서
돌며 하루를 저 무는 노인
몰려가며 함성으로
아스팔트를 녹이는 파직 노동자들
청소부 빗자루에 쓸려가는 삐라
시인이 아니라고 버릇하며
기를 쓰듯 시를 써
허공에 날려버리고는
무명으로 사라저간 친구
그리고 나
계절을 흔들며 떨어지는
나뭇잎
하나
저만의 색채가 있어
선명한 언어로
가슴으로 밀려와 꽂히고는
가르처 입을 열게 한다
-조진형(시인,은악평론가)-
♡주의 사랑으로 오늘도 행복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