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바른교회 아카데미가 '교회의 직제'를 주제로 제10회 연구위원회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한국 교회의 직제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했으며, 특히 목회자와 장로의 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토론하기도 했다.
“교회 직제, 어떻게 세우는 것이 바람직한가"
바른교회 아카데미, ‘제10회 연구위원회 세미나’ 통해 직분의 방향성 제시
바른교회 아카데미가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에서 ‘교회의 직제’를 주제로 제10회 연구위원회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교회 안의 직분과 각 교단과 교회들의 직제의 유형과 특성, 한국 교회 안에서의 직분의 변천 과정 등을 논의하며 성경적인 교회 직분의 방향성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정주채 목사(향상교회), 김명호 목사(국제제자훈련원 대표), 주성훈 목사(세린교회 원로), 배종석 교수(고려대) 등도 ‘장로 제도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 교회 직제의 현대적 적용’이라는 패널토의를 통해 한국 교회 안에서의 장로 제도의 방향성을 모색했다.
정주채 목사(향상교회)는 장로직에 대한 장로들과 목회자들의 잘못된 인식에 대해 지적했다.
정 목사는 “장로직을 목양직으로 보지 않고 교회를 관리하고 감독하는 행정적인 직분으로 알고 그런 자리에 머물러 있는 장로들이 있다”며 “그러나 표현상의 차이는 있지만 교단별 장로교 헌법에 따르면 장로의 주요 직무는 행정이 아니라 목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행정적인 일에 관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 목양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장로를 목회자의 협력자가 아닌 교회의 주인으로서 목사를 견제하고 감독하는 자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목회자들도 목사는 성직자로, 장로는 평신도로 구분하고 있다”며 “장로를 목양의 동역자로 생각하지 않고, 장로들에게 목양에 협력하거나 목양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지 않기 때문에 장로의 직무란 당회에 참석하는 일과 예배 때 대표기도하는 정도로 축소시켰다”고 덧붙였다.
정 목사는 “한국 교회는 장로직무를 개혁해야 한다”며 “목사는 주로 가르침과 설교를 통해 성도들을 구비시키고, 현장목회는 훈련받은 성도들이 하는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종석 교수(고려대)는 장로의 창조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배 교수는 “장로는 개인적으로 성도가 타락하지 않도록 소극적인 기능으로써 성도를 돌보는 자가 되어야 하며, 적극적 기능으로써 성도들이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성품 개발자가 되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도조직으로서도 장로는 가정과 교회, 사회적 기관들이 말씀에서 벗어난 부분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고 복음을 변증하는 복음의 옹호자가 되어야 하며, 모든 기관들이 하나님의 창조와 구속 원리에 따라 바로 설 수 있도록 하나님의 가치로 제도조직을 세우는 자가 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나 배 교수는 “직분자의 고유한 사역내용이 정해져 있는지, 그 사역 내용이 한 개인 직분자에게 주어진 것인지, 아니면 직분자 그룹이 얼마든지 분업화할 수 있는지 직분의 역할과 책임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성훈 목사도 “장로직은 신학적 차원을 넘어 목회 현장 속에 교회 건강의 중요한 역할직이며 목회자가 되도록 하는 협력직이다. 하지만 장로 직제는 계급직이 아닌 건강한 사역 역할 능력신분으로 세우기 위한 과정으로 교회사역 기능 구조가 좀 더 영적인 지도력 차원에서 새로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에는 조석민 교수(에스라성겯대학원대), 조병하 교수(백석대), 이형기 교수(장신대), 송인설 교수(서울장신대), 김홍기 총장(감신대), 한재동 교수(나사렛대), 이정숙 교수(횃불트리니티신대), 조성돈 교수(실천신대),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등이 발제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각각 △신약성서의 장로 직분 △초대교회 교회 직제 발전 △로마 가톨릭교회와 동방정교회의 직제론 △장로교회 역사를 통해 본 다양한 장로교 직제 유형들 △감리교 교회의 직제 △회중교파, 침례교파, 크리스천교파 및 하나님의 성회 교단의 직제 △직제와 직급-전도사에서 원로목사까지 △직분의 변천과 한국 교회 이해 △교회 직분에 대한 평신도 의식조사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2011.1.27.아이굿뉴스/표성중 기자)
“목사와 장로 관계, 서열인가 직능인가”
실천신대 정재영 교수, ‘교회 직분에 대한 평신도 의식 조사’ 발표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장로와 안수집사, 권사 등 한국 교회 제도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직분에 대해 평신도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그리고 장로와 목회자와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바른교회 아카데미가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교회의 직제’를 주제로 진행한 ‘제10회 연구위원회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선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교회 직분에 대한 평신도 의식 조사’라는 주제로 교회 중직자 2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면접 결과를 발표했다.
정 교수는 “한국 교회는 직분과 관련해 많은 갈등을 경험하고 있다. 직분자를 세우는 일에서부터 직분자들 사이의 역할 분담, 그리고 직분자들 사이의 의견 조정과 관련해 크고 작은 문제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직분자들 스스로 직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연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심층 면접 결과에 따르면 교회 중직자 대부분 직분을 교회 안에서 매우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직분을 통해 교회 안에서 질서가 세워진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교회 안에서도 질서는 필요한 것인데 신앙 연급에 따라서 집사, 권사, 장로가 되어 자연스럽게 직분 서열이 만들어지고 표현되기 때문에 질서를 세우는데 직분이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질서를 위계서열로 볼 것이냐에 대해서는 입장이 나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위계서열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에서는 교회라는 공동체에서의 위계서열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며, 모든 직분이 어떤 사역을 위한 직분이기 때문에 직분 사이에 위, 아래는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에 반해 “위계서열이 필요하다는 입장에서는 일반 사회에서와 마찬가지로 직분 사이에는 엄격한 구분이 있고, 조직 안에서는 이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결국 역할 분담이 분명하지 않아 생기는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영역의 한계를 분명히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일종의 사역내용 설명서를 제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피력했다.
또한 “한국 교회에서는 유교식 서열의식의 영향으로 성직자와 평신도의 관계 또는 교회 안의 직분을 위계식 서열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에 따라 교회의 ‘평신도’를 일반기업의 평사원과 비슷한 의미로 오해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유교적 사고나 관습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으나 때론 성경적 전통이나 가르침보다 유교적 전통을 더 중시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갈등이 있는 만큼 한국 교회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유교적 습속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교회 중직자 중에서도 한국 교회에서 가장 주목의 대상이 되는 장로와 목회자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정 교수는 “장로와 목회자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 의견이 갈렸다”며 “장로는 철저하게 목회자를 보좌하고 따라야 한다는 입장과 장로와 목회자는 협력 관계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장로가 목회자를 견제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의 장로들은 스스로를 평신도와 동일시했고, 평신도의 대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다른 평신도들과는 구별하는 표현들을 했고, 어떤 직분자는 교회 헌법을 거론하며 목회자도 장로의 하나이며 목회자와 장로가 동등한 지위임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교회는 공동체를 추구하나 그 형태는 사회조직의 특성을 나타낸다. 교회도 하나의 사회 조직으로써 제도화되는 경향을 피할 수 없지만 지나치게 제도화되고 형식주의화되는 교회 직분에 대해 본래의 의미를 찾고 교회의 공동체성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사결과 한국 교회의 직분자들이 대단한 소명감과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이러한 열정이 올바른 방향과 목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직분자들을 바로 이해하고 이들을 돕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되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피력했다. (2011.1.27.아이굿뉴스/표성중 기자)
“한국교회 직제, 유교식 서열의식 극복해야”
정재영 교수
한국교회의 직분제가 올바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성직자와 평신도의 관계를 상하 수직 관계로 받아들이게 하는 유교식 서열의식을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에서 ‘교회의 직제’라는 주제로 열린 제10회 바른교회 아카데미 연구위원회 세미나에서 발제한 정재영 교수(실천신대)에 의해서다.
유교적 습속 극복해야
정재영 교수는 ‘교회 직분에 대한 평신도 의식’이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교회 규모와 교단, 지역을 고려해 장로와 안수집사, 권사 등 중직자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면접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면접은 오는 4월에 예정돼 있는 ‘교회 탐구 포럼’(가칭)의 일환으로 IVF 복음주의연구소 주관 아래 지난 12월 1일부터 1월 10일까지 진행된 것이다.
이 발제에서 정 교수는 한국교회의 직분제와 관련 유교적 습속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한국교회에서는 유교식 서열의식의 영향으로 성직자와 평신도의 관계 또는 교회 안의 직분을 위계식 서열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며 “한국교회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유교적 습속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사농공상의 직업관과 가부장적 가족 제도 그리고 가장 이상적인 공동체의 원형을 가족으로 보는 가족주의 관념은 사회관계조차도 가족 관계의 확장으로 이해하게 한다. 그렇다 보니 교회에 대한 관념도 은사 공동체라기보다는 가부장에 해당하는 담임 목회자를 정점으로 하는 상하 서열의 수직 관계의 구조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체면, 감투를 중시하는 문화에서 비롯되는 오해
또한 정 교수는 직분과 관련 우리 사회의 ‘체면을 의식하는 문화’에서 비롯되는 오해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감투를 중시해 그 사람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이름보다도 그 사람의 지위를 드러내는 직책이나 직분을 호칭으로 사용하는 경향을 나타내게 된다”며 “그 결과 교회의 ‘평신도’를 일반기업의 평사원과 비슷한 의미로 오해하는 일도 벌어진다”고 말했다.
일반기업에서의 평사원은 부장, 과장과 같은 특별한 지위가 없이 가장 낮은 직급에 해당하는 일반사원을 가리키는 말인데, 교회에서도 평신도를 장로나 집사의 직분이 없는 일반신도를 가리키는 말로 잘못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런 직분이 없는 사람들을 부를 때 ‘성도님’이라고 부르며 괜히 민망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에 정 교수는 “유교적 사고나 관습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으나 때로는 성경적 전통이나 가르침보다도 유교적 전통을 더 중시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이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직분자로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직분자로서 갖는 어려움에 관해서는 ‘처신의 곤란함’과 ‘목회자와의 관계’가 가장 컸다.
정 교수는 “많은 중직자들이 직분을 받았을 때 막중한 부담감을 느꼈고, 사람들이 호칭이나 대하는 태도가 달라져서 당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며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이목의 대상이 되고 오해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아 하루 속히 직분을 내려놓고 싶다고 말하는 이들도 적지 않게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직분자 특히 중직자가 되면 목회자를 먼발치에서 바라보던 때와는 달리 가까이에서 자주 접촉하고 동역하는 관계에 놓이면서, 목회자의 기대에 부응하고 신임을 얻어야 할 뿐만 아니라 목회자와의 역학 관계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를 신경 쓰기까지 매우 복잡한 상황을 맞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직분자 재교육 및 연장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교수는 “작은 교회의 경우 교육에 대한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교단 차원에서든 아니면 인프라가 구축된 중대형 교회에서 직분자 (재)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한국교회의 다수가 교인 수 100명 미만의 작은 교회임을 감안할 때 시급한 과제”라고 조언했다.
장로임기제와 목사 재신임제, 찬성 의견 많아
장로와 목회자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한 조사도 있었는데 ‘장로는 철저하게 목회자를 보좌하고 따라야 한다’는 입장과 ‘장로와 목회자는 협력 관계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장로가 목회자를 견제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나뉘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마지막 결정은 목사가 결정하는 대로 가야 교회가 아름다운 교회가 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목사가 무리한 결정을 내리려고 할 때 적당한 견제와 협력이 있어야 교회가 발전한다는 주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로임기제와 목사 재신임제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의견이 많았다.
재신임제를 둠으로써 목회자가 책임 의식을 갖고 타성에 젖지 않고 충실하게 시무할 수 있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목사나 장로의 시무가 교회에 유익함이 없다는 것이 드러났더라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 장치가 없기 때문에 교회 안에서 갈등이 깊어지고 증폭되다가 극단적인 어려움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반대 의견으로는 △하나님이 세우신 목회자를 재신임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장로 임기제는 장로 후보군이 많지 않은 교회에서는 적합하지 않다 △합리적인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교회에서는 논의 자체가 불가능하다 △목회자 재신임 투표를 했을 때 실제로 반대표를 던질 사람이 많지 않으므로 찬반 투표보다는 목회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의견 등이 있었다. (2011.2.6.뉴스미션/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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