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과 권한 함께 위임돼야 사역 기쁨”
부교역자 청빙 시 담임목사 보다 교회의 유익 고려해야
부교역자도 목사님?
교회가 성장해갈수록 동역자의 필요성이 커지게 된다. 처음에는 성도 중에서 동역자가 나와 담임목사를 도울 수 있지만 갈수록 같은 목회자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게 된다. 그 필요성에 의해 부교역자가 부임하게 되고, 평신도 사역자가 담임목사의 보조 및 도우미의 역할을 했다면, 부교역자는 담임목사가 다할 수 없는 목회적 차원의 일을 대신하며 동역하게 된다.
그런데 부교역자가 있음에도 담임목사의 생각이 이전의 혼자 목회하던 때와 변함이 없다면 부교역자는 단지 도우미 역할 밖에 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부교역자는 목사가 아니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오게 되며, 사역의 중요성을 망각하게 되고, 부교역자의 자리는 담임목사로 가기 위한 정거장인 것처럼 생각하게 될 것이다.
또한 담임목사가 관리자가 되고 부교역자의 책임자로서 교회의 모든 사역을 지나치게 관장하게 되면, 부교역자는 담임목사의 조력자나 비서가 된다. 이렇게 되면 부교역자는 교회의 머리되신 주님의 종도 아니고,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사역자도 아닌 담임목사의 종이나 심부름꾼이 되고 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담임목사는 부교역자를 청빙할 때, 사역과 목회를 위한 동역자를 찾기보다는 자신에게 잘 맞는 사람인지, 이로운 사람인지 만을 생각하게 된다. 또한 부교역자는 사역지를 구할 때 자신에게 이로운 것만을 고려해, 교회를 위하여 헌신하기 보다는 수시로 사역지를 옮기며 안정성과 비전이 없는 사역자로 전락하게 된다. 이러한 사역의 불균형과 낭비를 막기 위해 부교역자에 대한 확실한 정체성 정립이 필요하다.
동역자로서 부교역자 세우기
부교역자가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섬기는 진정한 동역자로 세워지기 위해서는 담임목사나 부교역자 모두가 사역과 관련하여 자기점검이 필요하다. 첫째, 부교역자는 담임목사의 목회철학을 이해하고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는가이다. 부교역자는 담임목사의 목회철학에 동의해야 한다. 이것은 동역의 대전제이다. 또한 담임목사는 부교역자의 필요성을 느끼고 동역할 자를 찾을 때, 자신보다는 교회의 필요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담임목사와 잘 조화되고 공동체성을 이룰 수 있는 자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교회의 유익을 위해 담임목사가 교회에 줄 수 없는 분야에 능한 부교역자를 청빙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 아울러 부교역자도 자신의 특징적 사역만을 강조해서는 안 되며, 전적으로 담임목사의 목회철학과 방향에 동의하는 마음으로 사역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둘째, 담임목사는 부교역자에게 사역에 대한 책임뿐 아니라 권한도 함께 위임하고 있는가이다. 책임과 권한이 함께 있어야 사역의 기쁨을 맞볼 수 있으며, 더욱 헌신적인 열정을 갖고 사역에 임할 수 있다.
셋째, 부교역자간의 역할 분담이 명확하게 이루어져 있는가이다. 여러 명의 부교역자가 있는 교회에서 부교역자 상호간의 역할 분담과 질서는 중요하다. 사역공동체인 부교역자 안에 있어야 할 바른 원칙과 질서는 부교역자 상호간의 갈등을 예방하고 사역에 대한 올바른 태도와 협동심과 평가가 나오게 한다. 이것은 부교역자 스스로가 가져야 할 덕목이기도 하지만 담임목사와 교회가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 넷째, 교인들이 부교역자의 권위를 인정하고 있는가이다. 담임목사는 절대적으로 부교역자의 영적권위를 세워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담임목사에게만 집중되는 교인들의 관심과 권위를 부교역자가 공유할 수 있을 때, 부교역자가 담임목사의 진정한 동역자가 될 수 있다. 교인들의 존중을 받지 못하는 부교역자는 말씀과 양육사역을 비롯한 모든 사역에 있어서 행정처리자에 불과한 사람이 되고 만다. 그러므로 부교역자도 교인들을 향한 목회자의 권위를 가질 수 있도록 담임목사와 성도들의 배려가 있어야 한다.
시대의 첨병, 부교역자
성도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삶 속에서 분명한 가르침과 힘을 얻을 수 있는 목회적 돌봄을 원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역자들은 시대의 흐름과 성도들의 변화된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적응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빠르게 감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부교역자들이다. 젊은이들의 변화와 교회 구석구석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 판단하는 일이 부교역자들에게 필요하다.
그동안 부교역자는 말 그대로 조력(assist)의 위치에 있었다. 조력자의 위치는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 수동적 자세는 새로운 목회환경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없다. 목회행정적인 면에서는 분명 담임목사 중심의 체제를 가지면서도, 목회사역적인 면에서는 공동사역자로의 관계정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담임목사의 지시와 명령에 의해 움직이는 수직적 수동적 관계가 아니라 담임목사와 함께 목회정책과 전략을 나누고 협의하는 수평적, 능동적 관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2011.3.1.기독교타임즈 / 정택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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