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재정, 두려워 말고 다 보여줘라”
교회재정건강성운동, 투명한 재정운영방안 모색
정재영 교수
교회가 교인들에게 보고한 재정보고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교회 재정보고의 정석을 이야기하는 세미나가 열려 관심을 끌었다. 교회재정건강성운동이 11월 10일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 기독교윤리실천운동·교회개혁실천연대·나눔과셈·바른교회아카데미·한빛누리재단과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세미나는 교회 재정보고의 원칙에 대한 강의와 함께 투명한 교회 재정을 운영하는 교회와 단체들의 실천 사례 보고가 있었다.
세미나에서 ‘교회 공동체성의 회복을 위한 재정 보고’ 기조강연을 한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 종교사회학)는 교회 재정은 교회 공동체 내부 구성원들에게는 의혹이 없도록 투명해야 하며 일반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보다 더 엄격한 도덕적 기준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헌금을 드리는 것은 매우 거룩하게 생각하면서도 대부분의 교회들이 헌금을 사용하는 데에서는 그만큼 신성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고, 헌금 사용처에 대해 공동체에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거나 목회자를 위시한 소수의 의사결정자가 권한에 의해 사용함으로써 부패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며 “헌금의 대부분이 평신도들의 헌금으로 충당된다는 점에서 공동체 전체에게 공개되어야 할뿐만 아니라 결정에 대해 공동체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올바른 집행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정 교수는 일부 대형교회가 중형교회가 효율성을 이유로 재정보고를 부실하게 하거나 문서가 아닌 화면을 통한 재정보고는 재정 운영의 편파적이고 불균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교회 규모 자체가 커지고 대형화됨에 따라 교회 조직 자체가 효율성을 강조하는 관료제화되는 경향을 띄고 있다는 점은 교회의 공동체적 성격과는 상충하는 것이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교회홈페이지에 재정을 공개하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정 교수는 현재 한국교회의 재정보고 대부분은 단식부기라 정확하고 세분화된 재정보고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복식부기 방식을 채택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재정보고 문서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분명하고 통일된 방식으로 표현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복식부기 도입이 필요하다”며 “이 방식은 그 조직의 재무 상태나 수지 관계를 정확히 보고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직의 경영자가 의사 결정을 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고, 재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예산수립과 내부통제 제도정비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교회의 재정투명성과 청렴·정직운영을 위해 외부의 감사인 선임제도를 두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재정 규모가 수십억 원에 달하는 교회들의 경우 외부 감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며, 외부 감사라고 해서 정부 기관의 감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목회적 안목을 갖춘, 교회의 생리를 잘 이해하고 있는 교계 관련 회계기관을 통해 감사를 받으면 될 것이라”며 “예로 미국교회가 교회 재정을 책임감 있게 운영하기 위해 창설한 ECFA를 통해 1천 500여 개의 교회와 단체가 가입하여 재무제표는 물론 회계감사를 받는 것처럼 한국교회가 교회 연합 기관을 설립해 재정 투명성을 꾀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고 말했다.
특별히 정 교수는 “출석교인이 천명 미만의 교회 역시 내부감사를 통해 투명한 운영을 해야 하고 모든 교회의 재정 자료를 최소한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가감 없이 재정공개를 두려워하지 않고 해야 한다”며 “교인들이 헌금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사회봉시비 등 의미 있는 곳에 사용하면 교인들은 더 많은 헌금을 내는 경우가 있어 헌금이 늘어나는 일이 더 있다”고 했다.
더구나 정 교수는 교회재정의 투명성 운영은 물론 재정사용의 공공성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교회가 사회의 공익을 위해 일하기보다는 자기 자신들만을 위해 일하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영리단체라는 이의를 제기하기도 한다”며 “교회의 활동이 공공성을 띄고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있느냐에 고민하고 재정의 많은 부분은 우리 사회를 위해 사용하도록 할 때 공동체의 건강성 회복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사례발표에서 윤병환 사무장(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은 “우리 교회 모든 재정의 운영은 교인들은 물론 외부인들에게 완전히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병환 사무장은 “100주년기념교회는 재정비행 및 보고 원칙은 헌금의 50%는 교회를 위해, 나머지 50%는 교회 밖을 위해 사용하고 있으며 이런 원칙은 교회 설립할 때 규정한 정관에 의한 것이다. 담임목사의 소신이 아니라 교회 창립정신으로 규정한 것이다”며 “재정보고 범위 및 방법은 매월 첫째 주일에 그 전월의 재정입출금에 관해 모든 사항을 전 교인에게 1원 단위까지 서면으로 보고하고 있다. 또한 교회 홈페이지에 ‘안내 및 공지란’에 상시 게재하되 교회 내외부인 모두 열람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런 재정 공개의 목적에 대해 윤 사무장은 “하나님이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는데 있어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물질을 어떻게 사용하였는지를 하나님과 교인들에게 보고 드린다는 마음으로 공개하고 있다”며 “모든 교인들이 교회 살림살이를 충분히 이해하여 헌금사용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와 소모적 논쟁을 원천적으로 차단함으로써 비본질적인 사항들로 인해 마음을 상하지 않고 그리스도인으로서 마땅히 추구해 나가야 할 본연의 길, 즉 각기 처한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뜻만 담대히 살아가는데 매진하기 위해서 모든 이들에게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1.11.13. 교회와신앙 / 양봉식 기자)
'말씀의 은혜 > 교회법·특별기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완전초보 담임목사의 목회계획 (0) | 2011.11.26 |
---|---|
치리회의 위계와 동등의 의의 소고 (0) | 2011.11.21 |
헌법개정, 원리편.신앙고백편.장로임기제 (0) | 2011.11.10 |
‘정교 분리’ 도전 받는 미국 (0) | 2011.11.10 |
교회 회계장부 열람, 가능할까 (0) | 2011.1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