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고난의 동참
이영신목사
(양문교회)
고난주간이다. 교회마다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기 위하여 갖가지 모양으로 애쓰고 있다. 교회 담임목사에 따라 고난주간을 보내는 양상도 달라지는 것 같다. 사순절 기간 동안 금욕을 하며 기도하는 교회도 있고, 금식을 하기도 하고, 특별새벽기도회를 열기도 한다. 본 교회에서도 매년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를 실시한다.
그러나 무엇이 진정으로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주님의 고난에 동참한다고 여러 가지 특별 행사를 하면서도 여전히 다투고 자기가 높아지고 자기의 유익을 위하여 남을 해치거나 죽일 궁리를 찾는 경우도 많다.
본 교회가 속한 노회는 매년 고난주간이 끝난 다음 주간이나 그 다음 주간에 봄 정기회를 실시한다. 그런데 몇 년 동안 심각한 갈등을 겪었다. 회무 처리 직전에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며 성찬예식을 거행하고 떡과 잔을 받은 후에도 조금의 양보 없이 싸우다가(?) 결국에는 지난 2월 완전히 갈라섰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고난주간과 부활주일이 끝나고 나면 목회자와 성도들 사이에, 중직자들 사이에 더 깊은 골이 패이기도 하고 피차 상처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진정으로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이 맞을까? 주님의 고난을 가슴 깊이 묵상한 후에 하는 행동들이 진짜 맞을까? 목사인 나부터 회개한다.
바울은 ‘나는 이제 너희를 위하여 받는 괴로움을 기뻐하고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그의 몸 된 교회를 위하여 내 육체에 채우노라. 이를 위하여 나도 내 속에서 능력으로 역사하시는 이의 역사를 따라 힘을 다하여 수고하노라’(골 1:24, 29)고 말했다. 성도들을 위하여 받는 괴로움을 기뻐하고 그의 몸 된 교회를 위하여 힘을 다하여 수고하는 것이 주님의 남은 고난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가르쳐 준 것이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이 세상에 흔들리지 않고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겠는가.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고자 힘쓰는 이 고난주간에 십자가를 붙들고 더 많이 흔들리고 더 많이 젖자. 성도들과 교회를 위하여 더 많은 괴로움을 당하며 더 많이 수고하겠노라 다시 한 번 결단하자. 향기 나는 그리스도의 꽃이 아름답게 피어날 수 있을 것이다.
-기독신문 목회칼럼-
♡주의 사랑으로 오늘도 행복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