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예방, 학부모교육부터
김덕균 교수
(성산효대대학원 대학교)
편작(扁鵲)은 죽은 사람도 고쳤다고 소문난 중국 전국시대 최고의 명의다. 편작의 형 둘도 모두 의원이다.
위나라 문후가 편작을 불러 삼형제 가운데 누구의 의술이 가장 뛰어난가를 물었다. 편작은 맏형이 가장 뛰어나고, 둘째가 그 다음이고, 자신이 가장 못하다고 답했다. 문후는 그 이유가 궁금했다.
맏형은 질병의 원인을 알고 미리 예방하고 병이 드러나기 전 치료하기 때문에 집밖으로 소문이 날 수가 없고, 둘째형은 병이 깊어지기 전 조기 진단을 하고 치료하기 때문에 소문이 멀리까지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은 이미 병세가 진행된 다음 침을 찌르고 독약을 투여하고 살갗을 찢고 하며 요란하게 치료하기 때문에 온 나라에 소문이 난 것 같다고 했다. 갈관자(鶡冠子) 세현(世賢)편에 근거한 숙최선의(孰最善醫), 곧 최고 명의에 대한 고사다.
소문난 사람이 가장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는 아니다. 발병 원인을 미리 알고 막아내는 사람, 병의 작은 조짐만 갖고도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실력자다.
무슨 문제든 마찬가지다. 문제가 일어나기 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미 드러났다 하더라도 초기에 해결하는 것은 차선이다. 방치하다가 일이 커진 상태에서 해결하면 공은 크지만 예방이나 조기치료만 못하다.
여전히 학교폭력으로 말들이 많다.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도 여럿 제기했다. 학교 곳곳에 CCTV를 설치하자는 의견, 가해학생 처벌을 강화하자는 의견, 하굣길 정복 경찰을 배치하자는 의견, 교내 자원봉사 학부모를 상주하게 하자는 의견, 선생님들 손에 다시 회초리를 들게 하자는 의견, 온-오프라인상의 상담을 강화하자는 의견, 가해학생만을 따로 모아 반을 운영하자는 의견 등등.
모두가 실효성 있는 한번쯤은 시험해봄직한 처방들이다. 하지만 자라나는 세대의 정서를 고려하자면 이론의 여지가 없는 건 아니다. 일부 내용은 학생인권 운운하는 사람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경찰이 학교를 순찰하는 것도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상담프로그램 강화도 말처럼 쉽지는 않다. 예산, 전문 인력,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 등 부수적으로 뒷받침되어야할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학교 폭력의 본질적 원인은 배려정신의 결여다.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없어서 일어나는 게 학교폭력이다. 한마디로 이타성(利他性) 부재가 폭력을 부른다.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 자세가 문제를 만든 것이다.
어려서부터 배려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이기적으로 성장한 아이가 커서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배려교육, 어찌 보면 티 안 나는 교육이다. 하지만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데에는 가장 효과적이다. 몸에 밴 예절과 남을 생각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것,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편작의 맏형이 보인 예방적 치료 방법이 여기에 해당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선 학부형들의 예절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어린이 청소년은 부모의 거울과도 같은 존재다. 하는 말, 하는 행동을 보면 그 부모의 언행이 보인다.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는 부모의 행동과 무관치 않다. 빗나간 학생들의 언행을 따져보면 영낙없는 가정사를 대변한다. 폭력적인 부모에게서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폭력을 배운다.
학교폭력 예방, 결코 학부모 교육과 무관할 수 없다. 솔선수범하는 부모님의 배려정신이 자녀들의 바른 언행을 낳는다. 학교폭력 없는 사회 만드는 것이 올바른 가정교육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부모의 바른 언행이 교내 경찰, 가해학생 처벌, 단속강화 같은 학교 내 어울리지 않는 말들을 사라지게 할 것이다. 학부모 교육이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하나의 길이다.
-뉴스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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